[미국 대선 D-200] 초접전 양상 보이는 리턴 매치...최선 아닌 차악의 선택

입력 2024-04-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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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차 범위 내 초박빙…결과도 엎치락뒤치락
미국인들 “두 후보 모두 집권 당시 득보다 실”
결점 공략 비호감 대결…‘양자택일 거부’ 움직임도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가 19일(현지시간) D-200일을 맞은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가 초접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다만 유권자들은 ‘최선’이 아닌 ‘차악’을 고민하는 전형적인 ‘비호감 대결’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초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 초박빙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또한 엎치락뒤치락 선두를 주고받았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7~11일 미국인 105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5%,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6%로 오차범위(±3.3%) 내였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4~8일 전국 유권자 833명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41%로 트럼프 전 대통령(37%)을 소폭 앞섰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대선은 인기 경쟁이라기보다는 미국인들이 가장 덜 나쁜 선택지를 고르는 국민 투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AP통신과 NORC 공공문제연구센터가 이달 4~8일 미국 성인 12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은 10명 중 3명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이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은 생활비와 이민 문제에서 국가에 해를 입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거의 절반에 달하는 미국인은 트럼프 전 정부가 투표권과 선거보안, 외교 관계, 낙태법과 기후변화에서 국가에 해악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해당 여론 조사 결과는 각 대선 후보 캠프가 낙태, 이민 등 특정 문제를 이슈화했던 이유를 잘 나타낸다. 상대 후보가 재임 중 미흡했던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며 초강경 혐오 발언을 이어가는가 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생식의 자유는 투표용지에 있다”며 낙태 문제의 대선 쟁점화를 시도했다. 민주당은 “트럼프가 낙태 금지의 설계자”라며 맹공격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두 후보가 상대를 공격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만큼 지지층의 아주 작은 변화도 대선 결과에 결정적일 수 있다고 NYT는 짚었다.

다만 두 사람이 서로의 결점을 부각해 비호감 대결을 펼치면서 유권자들의 양자택일을 거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맞대결 성사 시 자신이 상대 후보의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많은 미국인이 두 후보를 모두 거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약 20%에 달하는 유권자가 제3당 후보를 고려하고 있으며, 일부 반(反)트럼프 공화당원들은 신당 창당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독교 싱크탱크 트리니티포럼의 피터 웨너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결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공화당을 파괴하고 있다”며 “최근 보수 공화당원 사이에서 신당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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