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독식? ‘거야’ 22대 국회 장악 밑그림

입력 2024-04-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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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화천대유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건과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건에 대한 재의 요구 이유 설명을 하고 있다. (뉴시스)

22대 국회 개원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간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둔 견제가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단독 과반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1당에서 배출하는 국회의장에 더해 17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와야 한다며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 견제를 위한 입법부 장악의 밑그림 나선 셈이다.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사수하고자 하는 건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이다. 법사위원장은 ‘본회의 수문장’과 다름없다. 전 상임위가 통과시킨 모든 법안이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로 가기 때문에 국회의장 다음으로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21대 국회에서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폐기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을 재추진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법사위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또 법사위는 검찰과 법원을 견제할 뿐 아니라 대통령 등 탄핵소추를 관할한다. 

차기 국회의장으로 거론되는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자(6선)는 19일 오전 MBC라디오에 “식물국회라고 질타를 받은 19대 국회 법안 처리율은 45%였는데, 21대 국회 법안 처리율은 36.6%로 굉장히 낮다. 이렇게 처리율이 낮은 것은 법사위가 잘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사위 없이는 개혁 입법이 다 좌초될 수밖에 없다. 민생의회, 혁신의회를 하고자 하는 당이 가져와야 한다”며 “민주당이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견제하는 운영위에 대해서도 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역대 운영위원장은 모두 여당 원내대표가 맡아왔다.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대정부 견제를 위한 국회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운영위원장도 가져와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김 여사 주가 조작 의혹이나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등 대통령실 관련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여당 반대에 부딪혀 운영위를 열지 못했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원내대표 역시 최근 “법사위와 운영위는 이번에는 꼭 민주당이 갖는 게 맞다”고 강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기회에 근본적으로 국회 운영의 틀을 한 번 바꾸는 문제에 대해 아주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21대 국회, 특히 하반기 국회가 전혀 작동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법사위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와 같은 상임위 구조라면 법사위원장을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맡는 게 맞고 그게 이번 총선의 민심”이라며 “운영위도 역시 국회 운영은 다수당이 책임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단독으로 175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오는 국회에서 ‘이채양명주’를 내걸고 각종 특검법과 개혁 입법 과제를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만' 프레임에 갇힐 경우 앞으로 있을 지선과 대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재 법사위원장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로는 전현희·이언주 전 의원과 박주민 의원 등이 있다. 이들은 22대 국회 입성한 법조인 출신 민주당 당선자로 3선 이상 중진 12명에 속한다. 이밖에도 법조인 출신으로 이번에 3선이 되는 백혜련·송기헌·안호영·이재정 의원 등이 가능성이 있다.

국회의장직과 관련해선 최다선인 6선 추미애·조정식 당선자와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5선 정성호 의원도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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