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통신기업 소프트뱅크가 일본어 전용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한 인프라 설비에 내년까지 1500억 엔(약 1조3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2일 보도했다.
지난해에는 이 프로젝트에 200억 엔(1800억원)을 쏟았다. 설비 구축을 위한 AI 반도체는 엔비디아로부터 구매할 예정이다.
생성형 AI에 대한 단일 투자로는 일본 최대 규모이며, 투자 완료 시 컴퓨팅파워가 일본 최고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닛케이는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어 전용 대형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있다. LLM은 생성형 AI의 기반이 된다.
연내 AI 모델 성능의 가늠자인 파라미터(매개변수)가 3900억 개에 달하는 모델을 완성한 뒤 내년엔 일본어에 특화된 1조 파라미터 모델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오픈AI의 최신 LLM인 챗GPT-4의 파라미터가 1조 개 수준임을 고려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AI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일본 기업인 NTT와 NEC의 LLM은 파라미터가 수십억~수백억 개에 그친다.
소프트뱅크가 자체 AI를 만들려는 움직임을 시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2018년 상장 이후 최고치인 2064엔을 기록했다.
세계 각국은 경제 안보를 위해 자체 생성형 AI 모델을 중시한다. 다른 나라의 기술에 의존하면 갑작스러운 사양 변경과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대응이 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와 기업도 ‘데이터주권’, 즉 자국 내에서 데이터를 관리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아울러 소프트뱅크는 자체 AI를 개발하는 것 외에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일본 전역에 데이터센터 구축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훗카이도 북쪽 섬에 일본 최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650억 엔(58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최근 독일 시장조사 업체인 스타티스타는 일본의 생성형 AI 시장 규모가 2030년이 되면 지난해의 17배인 130억 달러(1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