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J 심슨 도주 때 탄 포드 20억 원
두바이 차보다 희귀번호판 더 비싸
BTS 정국 타던 벤츠는 12억 원에
차는 유형 자산 가운데 주택 다음으로 비싸다. 대표적인 내구 소비재인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도 하락한다.
다만 역사성과 희소 가치가 만날 경우 거꾸로 값이 상승한다. 이들은 부르는 게 곧 가격이다. 나아가 특정인이 소유했었다는 이유도 평범한 차에 커다란 가치를 부여한다. 희소가치는 거래, 즉 경매 금액으로 대변된다.
1903년에 제작된 벤츠가 최근 우리 돈 147억 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121년 전 생산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심플렉스 60 HP’ 모델이 경매를 통해 1100만 달러, 우리 돈 약 147억 원에 낙찰됐다.
최초 입찰가는 500만 달러(약 67억 원)였으나 최종 낙찰가는 두 배를 넘었다. 낙찰자는 수수료 포함해 최종 1210만 달러(약 162억 원)를 지급했다.
심플렉스 60 HP의 최고속도는 시속 128km. 1903년 당시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 차였다. 현재 전 세계에 5대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성보다 차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ㆍ사고 덕에 오히려 가치가 솟구친 차도 있다.
전처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선고받은 전 미국 미식축구 선수 O.J. 심슨이 경찰을 피해 도주할 때 탔던 포드가 대표적이다. 이 차는 곧 경매에 나올 예정이다.
지난달 16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현 소유주는 심슨의 전 매니저 등인데 이들이 해당 차를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심슨과 이혼한 전 부인 니콜 브라운은 1994년 6월 피살된 채 발견됐다. 심슨은 경찰의 출석 명령에 따르지 않고 잠적했다가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1994년식 흰색 포드 브롱코를 타고 경찰과 추격전을 벌였다. 이 장면은 TV로 생중계됐고, 무려 9500만 명이 시청했다.
현 소유주들은 도주극으로부터 30주년이 되는 올해 6월에 차를 팔기로 했다. 과거 해당 차량을 75만 달러(약 10억4000만 원)에 넘기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팔지 않았다면서, 최소 그 두 배인 150만 달러(약 20억8000만 원)에 팔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심슨은 지난달 10일 76세의 나이에 암으로 사망했다.
때로는 차보다 차 번호판이 더 비싸게 팔리기도 한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자선경매에서 희귀 자동차 번호판이 197억 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10일 현지 국영 WAM 통신 등은 UAE 총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을 맞아 개최한 자선 경매에서 'P7' 번호판을 5500만 디르함(약 197억5000만 원)에 낙찰받았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UAE 당국이 발급하는 자동차 번호판은 5자리다. 여기서 자릿수가 줄어들수록 왕족이나 정부의 고위급 인사, 부유층을 의미한다.
WAM에 따르면 이번에 낙찰된 'P7' 번호판은 UAE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차량 번호판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 2008년 아부다비에서 187억 원에 낙찰된 '1번' 번호판이었다.
방탄소년단(BTS) 맴버 정국(25·전정국)이 탔다고 알려진 메르세데스-벤츠 G바겐은 12억 원에 팔렸다. 해당 벤츠는 지난해 12월 서울옥션의 오픈마켓 경매 플랫폼 블랙랏에서 12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블랙랏은 이 차량을 놓고 “글로벌 셀러브리티가 신차 출고 후 직접 운행한 차량”이라고만 했다. 이후 경매 과정에서 정국이 탔던 차량으로 알려지며 매수 대기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정국이 2019년 벤츠를 몰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냈다는 기사가 나왔던 것, 서울옥션이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을 내세워 차량을 소개한 것도 근거가 됐다.
앞서 해당 경매는 낙찰 한 달 전, 경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첫 가격이 1억5000만 원에서 4억2000만 원까지 치솟은 상황이었다.
당시 서울옥션은 “응찰 고객 중 다수의 외국인 응찰 내역이 확인됐다”며 “다양한 수단을 통해 이들에 대한 신원 파악을 시도했으나 확인이 되지 않았다”라며 경매 중단의 배경을 설명했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