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원과 구호품 차량 진입조차 어려워
가지고 있는 도구로 땅 파헤쳐 시신 수습
현재 피해 지역에서는 구호 활동을 하고 있으나 광활한 산악 지형과 외진 위치 등으로 인해 접근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장 구조대원과 구호품 수송 차량은 피해 무너진 도로에 진입조차 힘든 상황이며, 현지 주민들은 가지고 있는 도구를 이용해 무너진 산비탈을 파헤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CNN이 전했다. 열악한 구조 환경 탓에 수습한 시신이 6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주민 에빗 캄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가족 중 18명이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의 잔해와 흙 아래에 묻혔다”면서 “이 땅의 주인임에도 시신을 수습할 수 없어 무력하게 서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국가재난센터의 루세테 라소 마나 소장은 유엔에 보낸 서한에 “산사태로 2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땅에 묻혔고 건물과 농지가 파괴되었으며 국가 경제 생명줄이 위험하다”고 전했다. 그는 “산사태가 계속 천천히 이동하면서 구조대와 생존자 모두에게 위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파푸아뉴기니 북부 산악지대 엥가주에서 발생한 산사태의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다. CNN은 에들레이드대의 앨런 콜린스 지질학 교수의 말을 인용해 가파른 경사와 높은 산 지역에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파푸아뉴기니 전역에선 폭우 등 이상 기후가 빈번했다. 이번 산사태로 인한 피해 면적은 축구장 4개 크기에 달하며, 해당 지역엔 4000명 이상의 주민들이 살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드니대의 피에르 로뇽 부교수는 “구조대원들이 산사태 후 생존자를 찾는 것이 특히 어렵다”면서 “산사태는 무너진 구조물과 사람을 수십 미터의 지반 아래 묻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재난 당국은 국제 사회에 지원 요청이 필요한지를 논의해 28일까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미국과 호주 등이 지원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