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돼지고기에도 추가관세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제외
“에어버스 빼면 美 보잉만 남아”
중국이 유럽연합(EU)을 상대로 본격적인 관세 전쟁을 시작했다. 자동차와 와인ㆍ돼지고기ㆍ유제품까지 보복대상을 확대하는 중. 다만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Airbus)는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에어버스를 규제하면 대안은 이미 치열한 무역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의 보잉(Boeing)만 남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임시 조처를 발표한 뒤, 중국의 보복 조치가 본격화했다. 먼저 와인을 비롯해 돼지고기ㆍ유제품 등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상무부는 6월 6일 국내 돼지고기·돼지 부산물 산업을 대표한 중국축목업협회(축산협회)의 반덤핑 조사 신청을 받았다”며 “17일부터 원산지가 EU인 수입 돼지고기와 돼지 부산물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는 중국의 규제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글로벌 대형 여객기 공급업체는 유럽 에어버스와 미국 보잉 등 2곳뿐이다. 만약 중국이 프랑스에 본사를 둔 에어버스를 표적으로 삼았다면, 남은 대안은 미국 보잉(Boeing)뿐이다.
결국, 이런 배경 탓에 에어버스는 중국의 보복 조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무역전쟁이 진행 중인 미국 항공기 제작사에 의존도가 높아지면 자칫 미국의 정책에 휘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항공사는 에어버스에서 100대 이상의 항공기를 구매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중형 여객기 C80이 존재하지만, 아직 검증단계다. 여기에 생산능력까지 턱없이 부족해 유럽 에어버스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기도 하다. 거꾸로 유럽은 에어버스를 무기로 앞세워 중국을 압박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밖에 유럽산 주요 수출품은 중국의 보복관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자료를 보면 중국은 작년 한 해 동안 스페인과 포르투갈, 아일랜드,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서 조사 대상 돼지고기와 부산물 총 13억4500만t, 33억 달러(약 4조6000억 원)어치를 수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