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재산 다 잃었다던 권도형…6조 원 규모 대규모 벌금 낼 수 있나

입력 2024-06-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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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미 SEC와의 민사소송에서 약 6조 원 규모 벌금 합의
2022년 6월 외신 인터뷰에서 코인 재산 잃었다고 답변
이후 비트코인 몰래 이체시키며 현금화한 정황도 확인
테라-루나 디페깅 당시 보유 자금 투입했는지도 미지수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의 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후 이끌려 나오고 있다. 포드고리차/AP뉴시스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전 대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44억7000만 달러(약 6조 원) 규모의 벌금을 납부하기로 합의했다. 대규모 벌금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권도형 전 대표의 합의금 마련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함께 나오고 있다.

권도형 씨는 이달 12일 미 SEC와의 민사소송에서 약 6조 원 규모의 벌금 납부에 합의했다. 이번 재판은 권 씨를 상대로 제기된 형사재판과는 별개로 진행됐다.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권 씨가 6조 원이라는 대규모 벌금을 낼 정도의 재산이 있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권 씨는 2022년 6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테라-루나 폭락사태로 자신도 코인 재산을 거의 잃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블룸버그 통신에 미 SEC가 권 씨를 사기 혐의로 고발하면서 비트코인 1만 개를 빼돌려 현금화하고 스위스 은행에 예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SEC의 고발장에 적힌 내용으로 권 씨는 비트코인 1만 개를 콜드월렛에 보관하고 2022년 5월부터 이 자금을 주기적으로 이체해 현금화했다.

또한, 테라와 루나 디페깅이 심화하던 당시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는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약 8만 개 가량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권 씨가 LFG는 테라 블록체인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했다.

LFG는 2022년 5월 당시 트위터(현재 X)에서 “보유 중이던 가상자산 대부분을 UST 가격 방어를 위해 사용했다”며 “남은 자산을 UST 소액 보유자에게 보상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시 LFG는 비트코인 8만394개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디페깅 사태 이후 313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비트코인들이 실제로 디페깅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다. 가상자산이 거래소로 보내진 이상 거래내역을 확인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디스프레드 리서치 팀은 “중앙화 거래소에 입금된 자금이 실제로 매도 됐는지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며 “테라 디페깅 당시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중앙거래소 상의 거래, 장외 거래, 마켓메이커 등에게 자산 대여 및 대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 조달 및 거래가 발생해 공개된 온체인 정보만으로는 루나와 테라의 구매 기록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당시 비트코인 8만 개를 실제로 매도했는지는 알 수 없다”, “디페깅을 위해 비트코인을 팔았어야 사기가 아니다”라는 등 LFG 자금 흐름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테라와 루나의 디페깅 당시 테라폼랩스 측에서 보유 비트코인을 이용해 다시 페깅을 맞추겠다고 했지만 결국 못 맞췄다. 그러나 그 당시 권도형 측은 가진 비트코인을 모두 페깅에 사용하지 않았다면 해당 행위를 기망행위로 문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검찰이 테라폼랩스와 관련된 인물들의 재산을 일정 부분 동결한 상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2023년 4월 권 씨와 함께 테라폼랩스를 설립한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 등 임직원 8명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히면서, 2468억 원 규모의 추징보전 조치를 내렸고 이들의 재산이 유입된 스위스 은행 가상자산 및 계좌에 대한 동결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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