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테슬라가 2분기 차량 인도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차전지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에서 시장 예상치를 2배 상회한 9.4GWh 규모의 제품을 판매하며 분기별 실적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ESS를 새 먹거리로 낙점하고 그간 투자를 이어왔다. 주요 제품으로는 가정용 제품인 ‘파워월’과 상업용 제품인 ‘파워팩’, ‘메가팩’ 등이 있다.
캐나다 왕립은행(RBC) 분석팀은 “테슬라는 지난 한 해 총 15GWh 규모의 ESS를 판매했는데, 올해에는 2분기에만 9.4GWh를 판매했다”며 “이는 테슬라가 시장 점유율을 높였거나 ESS 전체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를 비롯해 이차전지 제조업계는 빠르게 성장 중인 ESS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확산 정책에 따라 발전용·가정용 ESS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급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와 함께 화재 및 폭발 등 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배터리 사고를 키우는 주요 원인으로는 ‘열 폭주’ 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발생한 배터리 공장 화재 사고와 이달 초 지하철 선로 점검 특수 차량에서 발생한 배터리 사고 모두 열 폭주 현상으로 진화에만 수 시간이 소요됐다.
배터리 제조사들은 고성능 배터리 제조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한편, 동시에 안전성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다양한 난연성 특수 소재 등이 개발, 적용되며 관련 기업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 배터리 열관리 소재 기업으로는 ‘나노팀’, ‘이엔플러스’, ‘CK이엠솔루션’ 등이 있다.
지난 2022년 상장한 나노팀은 전기차용 방열소재를 전문으로 개발·제조하는 회사다. ‘갭필러’와 ‘갭패드’ 등을 주력 제품으로 두고 있으며 현대차를 비롯한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차전지용 소화액 및 분사시스템을 출시한다고 밝히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한 층 다변화했다. 나노팀의 신규 소화액은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화재까지 소화할 수 있으며, 분사시스템은 반응형 기술이 적용돼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전류가 차단된 상태에서도 즉각적으로 작동한다.
코스피 상장사 이엔플러스도 지난 2022년부터 자체 방열소재 개발에 성공해 국내 배터리 기업 및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방열갭필러(GF-300)와 방열실리콘폼(Gap Filling Gel, SF-300·SF-310) 등이 있다.
실리콘폼은 주로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에 사용되는 핵심 안전 소재로 가스 배출 장치(VENT)에서 나오는 가스로 인한 불꽃을 억제하고 배터리의 연쇄 화재, 폭발 사고를 막아준다. 방열갭필러는 배터리 셀과 하우징 사이에 도포돼 공기나 이물질로부터 열전달 방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엔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당사의 방열소재 제품 공급과 관련해 ESS 향 공급 물량이 전기차 물량보다 조금 더 많은 상황”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고객사 확대 및 추가 수주 확보에 주력해 ESS와 전기차 모두에서 제품 공급 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K이엠솔루션은 방열 성능을 갖춘 충진제(갭필러)와 도료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다. 코스피 상장사 조광페인트(004910)의 자회사로, 지난 2021년 사내 전기·전자소재 사업 부문이 분사해 설립됐다. SK온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