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이라크 파병→예일대 로스쿨 거쳐
올해 39세, 1952년 이후 최연소 부통령 후보
중도 대신 ‘강경 보수’ 앞세워 지지층 결집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로 J.D. 밴스(Vance)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을 지명했다.
경합주 표심을 위해 ‘중도 성향’ 러닝메이트를 찾을 것이라는 정치권의 예상과 달리 밴스 의원은 공화당에서도 ‘강경 보수파’로 꼽힌다. 미국 정치매체는 일제히 “지지세력 결집을 통한 경합주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 밴스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트럼프 발표 이후 전당대회(RNC)를 통해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틀 전 총격을 받은 오른쪽 귀에 거즈를 덧대고 RNC에 등장했고 참가자들은 엄청난 함성으로 그를 맞았다.
이어 밴스 의원의 이력을 하나하나 열거하면서 부통령 후보로서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먼저 밴스 의원은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오하이오 출신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해병대에 입대한 밴스는 이라크 파병에도 나섰다. 제대 후에는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정치학을 배웠고, 예일대 로스쿨까지 거쳤다.
벤처 기업가 경력도 화려하다. 2016년에는 벤처기업 임원을 지냈으며 2019년에는 본인이 직접 벤처캐피털 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 출신이지만 IT 중심지인 실리콘 밸리에서도 탄탄한 인맥을 자랑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벤처 기업가로 성공하는 사이 작가로도 이름을 알렸다. 2020년 에이미 애덤스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힐빌리의 노래’ 원작자가 밴스다. 밴스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오하이오주의 불우한 환경을 회고록 형식으로 풀어냈다. 이 책은 2017년 뉴욕타임스(NYT)가 뽑은 인기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버니 모리노 오하이오 상원의원 후보는 밴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추천하면서 “그는 가난하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지금 워싱턴은 이를 잊어버렸다”고 조 바이든 행정부를 겨냥했다.
정계에는 2021년 입문해 당 예비선거(경선)를 거쳐 2022년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로 뽑혔다. 이어 지난해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밴스 후보는 정책적으로 불법 이민 차단과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 등에 있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견해를 같이해 왔다. 한때 트럼프를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는 등 반(反) 트럼프 성향을 보였지만, 이제는 확실한 ‘친트럼프’ 인사로 꼽힌다.
AP는 “밴스 후보가 강경 보수파이지만, 한때 트럼프 정책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비판하기도 했다”며 “그만큼 이번 대선에서 중도층 표심 공략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올해 대선 이슈 가운데 하나인 ‘고령’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트럼프의 전략도 담겨있다. 초선인 밴스 의원은 올해 39세로 1952년 리처드 닉슨 이후 최연소 부통령 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