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16일(현지시간) 상승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층 커진 것이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했다고 CNBC방송은 풀이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42.76포인트(1.85%) 뛴 4만954.48에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35.98포인트(0.64%) 상승한 5667.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6.77포인트(0.20%) 오른 1만8509.34에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지난해 6월 2일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폭을 그리면서 전날에 이어 이날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S&P500지수도 4거래일 만에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날 소매판매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자 그간 기술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던 뉴욕증시가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는 6월 소매판매가 7043억 달러로 전월 대비 보합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0.4% 감소했을 것이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것이다. 5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1% 증가에서 0.3%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월간 소매판매 지표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진다. 예상을 웃돈 소매판매로 시장에서는 고금리 장기화로 미국 내 소비가 압박을 받고는 있지만, 예상만큼 빠르게 냉각되지는 않고 있어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국제유가는 중국 수요 감소 우려에 사흘째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15달러(1.4%) 떨어진 배럴당 80.16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브렌트유는 1.12달러(1.3%) 내린 배럴당 83.73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WTI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1일, 브렌트유는 지난달 1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전날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5.1%를 기록할 것이란 시장 전망치는 물론 1분기 성적(5.3%)을 밑도는 것이다.
국가통계국은 2분기 경제성장률과 별도로 중국의 일일 원유 가공 규모가 6월 142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르스텐 프리쉬 원자재 분석가는 “이는 지난 6개월 내 가장 작은 수치”라면서 “중국의 1분기 원유 가공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작았다. 원유 가공 규모가 이 정도로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급감했던 2년 전”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증시는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3포인트(0.28%) 내린 518.73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는 72.86포인트(0.39%) 하락한 1만8518.03에,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18.06포인트(0.22%) 떨어진 8164.9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52.68포인트(0.69%) 하락한 7580.0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럽증시는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그의 당선 이후에 대한 시장 평가가 엇갈리면서 하락했다고 로이터통신이 풀이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18일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ECBC의 금리 인하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가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J.D.밴스 상원의원을 지명하면서 미·중 무역 갈등 우려가 더욱 커졌다. 이에 투자자들이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와 재생에너지 기업의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했다. 밴스 상원의원은 전날 TV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이라고 말했다.
ECB 통화정책회의의 경우 투자자들은 9월에 열리는 다음 회의 때 금리를 인하할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사이트인베스트먼트의 질 허젤 수석 투자 전문가는 "ECB가 이번 주 회의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9월 추가 금리 인하에 앞서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제 금값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의 중심인 8월물 금은 전장보다 38.9달러(1.6%) 오른 온스당 2467.8달러 폐장하면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또 이날은 거래 시간 동안 2474.5달러까지 고점을 높이며 장중 최고치 또한 경신했다. 금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 19% 이상 오름세를 타고 있다.
6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현재 선물 시장은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100%로 반영하고 있다. 무이자 자산인 금 선물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17일 오전 8시 25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0.51% 상승한 6만5014.1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1.23% 내린 3445.5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바이낸스코인은 1.59% 하락한 575.20달러에, 리플은 7.80% 오른 0.57638203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달러화는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자 상승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17% 상승한 104.42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14% 하락한 1.0879달러에, 파운드·달러 환율은 0.12% 내린 1.2951달러에 마감했다. 달러·엔 환율은 0.41% 상승한 158.64엔으로 집계됐다.
달러는 미국 소비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C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6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월 대비로는 보합을 기록했는데, 0.3% 감소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특히 자동차 구매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증가해 최근 3개월 내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견고한 소매판매는 금리인하 시점을 늦추고 달러 가치가 오르는 기대감을 키울 수 있다. 다만 CNBC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튼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연준의 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를 바꿀 만큼은 아니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