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사 웹브라우저인 크롬에서 ‘제3자 쿠키(서드파티 쿠키)’를 차단한다는 기존 계획을 철회한다. 쿠키를 지원받던 광고업계는 한숨 돌리게 됐지만, 개인정보 보호를 원하던 이용자들의 불만은 커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구글은 블로그 게시물에 광고주와 규제기관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서드파티 쿠키 차단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할 수 있도록 서드파티 쿠키 수집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드파티 쿠키는 사용자가 웹브라우저에서 활동한 데이터로 온라인 행동을 추적하기 위해 사용된다. 디지털 광고주들은 웹사이트에 남겨진 이용자의 데이터로 관심사를 파악하고 맞춤형 광고를 노출한다.
쿠키 수집이 개인정보 보호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자, 여러 브라우저는 쿠키 차단을 시도해 왔다. 모질라가 파이어폭스의 서드파티 쿠키를 차단한 것을 시작으로 애플은 2020년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쿠키를 차단했다. 앞서 구글도 2020년에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빈독점 당국인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구글의 서드파티 쿠키 차단이 시장 경쟁을 저해한다며 반기를 들었다. 구글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정보 독점력을 갖고 광고주와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CMA 조사가 진행되면서 2022년까지 서드파티 쿠키를 차단하려고 했던 구글의 계획도 계속 연기됐다. 구글은 올해 4월 내년 초 폐지 방침을 다시 언급했지만, 결국 이날 발표로 구글의 계획은 전면 취소됐다.
구글은 앞으로 ‘쿠키 수집 여부’를 결정해 달라는 메시지를 사용자에게 보내 개인정보를 보호하겠다는 방침이다. 구글 개인정보 보호 샌드박스의 앤서니 차베스 부사장은 이날 블로그에 “우리는 이용자 선택권을 높이는 업데이트된 접근 방식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