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ETF 점유율 경쟁에…상반기 계열사가 5조 투자 [춘추전국시대 국민재테크 떠오른 ETF]

입력 2024-08-11 07:29수정 2024-08-1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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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계열 자산운용사 상장지수펀드(ETF)를 우선으로 사주는 소위 ‘금융권 매출 늘려주기’가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TF 시장은 최근 150조 원으로 성장하며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자리했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신한자산운용)계열 15개 금융사(은행·보험·증권 등)가 상반기에 사들인 ETF는 5조44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는 44.6% 늘었고, 2021년보다는 180% 증가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 그룹 내 금융계열사 4곳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ETF에 투자한 금액이 가장 컸다. 이들은 지난해 상반기 KODEX ETF에 총 1조127억 원 투자했는데, 올해는 2조4453억 원 투자하면서 2배 넘게 규모를 늘렸다. 이는 삼성 금융계열사 4곳의 상반기 ETF 투자액(2조8362억)의 86%를 넘게 차지하는 수준이다. 또 2021년(6274억 원)보다는 4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기도 하다.

미래에셋금융그룹 내 금융계열사 3곳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에 투자한 금액은 2조1512억 원을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2조2289억 원)보다는 줄어든 규모다. 올해 ETF 총투자액(3조8257억 원)이 전년 동기(3조8327억 원)보다 소폭 줄어들며 TIGER ETF 투자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2021년 상반기(1조1511억 원)와 비교하면 올해 상반기 TIGER ETF 투자 규모는 1.8배가량 늘어난 상황이다.

KB자산운용의 RISE ETF에 KB 금융계열사 4곳이 투자한 금액은 올해 상반기 684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815억 원)보다 42.12% 늘어난 수준이다. 2021년 상반기(1080억 원)보다는 6배가량 늘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자산운용사 간 ETF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계열사들의 투자 규모도 커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기에 계열사 투자 규모가 늘거나, 그룹 자산운용사 ETF에만 이벤트를 하는 식으로 간접 지원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계열사 투자에 적극적인 경우는 타 그룹 금융계열사들의 투자는 오히려 꺼리기도 한다”고 했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관련 지적이 등장하면서 금융감독원이 ETF와 관련한 자산운용사들의 불건전 영업행위 점검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주요 자산운용사 중 계열사 자금이 거의 유입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ETF는 계열사 2곳이 430억 원을 투자했고, 신한자산운용의 SOL ETF에는 계열사 2곳이 총 1184억 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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