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학기를 앞두고 서울 학군지 아파트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손바뀜이 잦은 가을 이사철을 맞아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 주요 학군지 일대 단지를 찾는 전세 수요가 급증했다. 학군지 핵심 단지들은 전셋값이 ‘억 원’ 단위로 상승하면서 급등 조짐도 보인다.
27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 통계 분석 결과 최근 1달(7월 27일 대비) 기준 서울 주요 학군지 아파트 전세 물건 감소율은 양천구가 –11.7%(608건→537건)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서 노원구는 –6.3%(1334건→1250건)로 10위, 강남구는 –5.3%(4886건→4626건)로 12위로 각각 조사됐다. 최근 1달 기준 서울 전체 전세 물건 감소율은 2만7110건에서 2만6616건으로 줄어든 –1.9% 수준으로 모두 주요 학군지 전세 물건 감소율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범위를 넓혀 최근 3달(5월 27일 대비) 기준으로 보면 아파트 전세 물건 감소율은 양천구는 –32.3%, 노원구는 –10.6%, 강남구는 –22.6%로 전체 25개 자치구 가운데 매물 감소율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학군지 전세 수요 강세가 뚜렷했다.
자치구 내 동별 수요로 보면 학군지 주변 지역 아파트 전세 물건을 중심으로 매물 감소 폭이 컸다. 최근 1달 기준 지역별 전세 물건 감소율을 보면 양천구에선 신정동이 296건에서 251건으로 –15.3%를 기록했다. 강남구에선 대치동이 –12.7%로 957건에서 847건으로 감소했다. 이 외에 노원구에선 중계동 전세 물건이 225건에서 171건으로 줄어 감소율 –24.0%로 나타났다.
이렇듯 학군지 전세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달 이후 학군지 전셋값 상승률은 서울 평균을 웃돌고 있다. KB부동산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분석(7월 1일~8월 19일 기준) 결과 지역별 전셋값 상승률은 양천구 1.56%, 노원구 1.86% 등으로 조사됐다. 다만 강남구는 1.23%로 서울 평균 전셋값 상승률(1.37%)보다 낮은 상승 폭을 보였다.
전세 수요가 쏠린 단지에선 전세 신고가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에선 ‘한보미도맨션’과 ‘래미안대치팰리스’가 각각 전세 물건 감소율 16.3%와 10.6%로 수요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이들 단지 전셋값은 수요 급증에 반년 만에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보미도맨션 전용 84㎡형은 지난달 24일 10억5000만 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올해 1월 전세 보증금 시세가 8억 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7개월 만에 2억5000만 원 오른 셈이다. 래미안대치팰리스 같은 평형은 지난달 20일 21억 원에 계약해 전세 신고가를 경신했다. 또 양천구에선 목동 신시가지1단지 전용 96㎡형이 13일 직전 신고가 대비 4000만 원 오른 9억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전문가는 서울 내 주요 학군지 전셋값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주요 학군지 전세는 초등·중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을 중심으로 학기 시작 때마다 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적 특성을 보인다”며 “특히 이들 지역에선 매맷값보다 전셋값이 학군지 수요 영향으로 더 많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많이 오른 데다 학군지의 계절성까지 더해지면서 이들 지역에서 전세 신고가 사례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고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