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올해 수출 호조세…내년 세수 개선 기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세수 펑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민간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면 세수가 늘어난 것이란 정부의 기대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그러나 정부는 내년에는 세수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수출 회복세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에 내년 법인세가 늘어 전체 세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판단이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계 국세수입은 208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8조8000억 원(4.0%) 감소한 수준이다.
주요 세목 중 하나인 법인세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 작년 기업실적 악화로 법인세 수입(33조 원)은 전년보다 15조5000억 원(31.9%)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국세수입(세입예산) 목표치(367조3000억 원)보다 세금이 덜 걸히는 세수 결손 사태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세수입이 344조1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계했다. 세입예산보다 23조2000억 원 모자라는 것이다.
이러면 작년 역대 최대인 56조 원 세수펑크에 이어 2년 연속 결손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세수 결손은 2022년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인 민간주도성장이 빛을 내지 못하는 것을 말해준다.
윤석열 정부는 경제운용을 정부에서 민간·기업·시장 중심으로 전환해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복원하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과감한 규제 혁파와 대대적인 감세 등을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기업 투자가 활성화되면 일자리가 늘고 종국에는 세수 또한 늘어날 것이란 논리다.
현재까지는 민간주도성장이 세수 증대로 이어지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내년에는 다른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이는 정부가 예상한 내년 세입예산에서 엿볼 수 있다. 26일 발표된 2025년도 예산안을 보면 내년 국세수입은 382조4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올해 목표치(367조3000억 원) 15조1000억 원 늘어난 수치다.
전년도 실적을 기초로 납부되는 법인세 수입 개선이 반영된 것이 주효하다. 내년 법인세는 88조5000억 원으로 올해(77조7000억 원)보다 10조8000억 원(14.0%)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 709사의 개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97.3% 늘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22년과 2023년은 전 세계적으로 복합위기 상황으로 세수 여건이 안 좋았고, 올해 역시 비슷한 상황"이라며 "다만 올해 수출이 호조세로 전환되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져 내년 세수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는 내년 윤석열 정부의 민간주도성장 추진 노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