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전 세계 ‘캐즘’ 앓는데…노르웨이, 신차 94%가 전기차

입력 2024-09-0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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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신차 31대 증가 그쳤지만
전기차 판매는 13% 증가
서구권 부진 속 돋보여
내년 신차 100% EV 확실시
적극적 정책지원·충전 인프라 구축 주효

미국과 유럽의 전기자동차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세계 각국이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둔화)’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노르웨이는 ‘100% 전기차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노르웨이에서 팔린 신차 가운데 94.3%가 전기차였으며 이는 역대 가장 큰 비중이라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노르웨이 도로교통정보원(OFV)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8월 노르웨이에 등록된 신차 1만1114대 가운데 94.3%(1만480대)가 순수 전기차였다. 전체 신차 등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고작 31대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전기차 판매(1만0480대)는 13%나 증가했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2107대의 테슬라 모델Y다. 올해 들어 8월까지 판매된 누적 전기차도 6만8435대로 전체 신차 판매의 86.8% 수준이다.

유럽과 미국의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르웨이의 전기차 시장 확대는 주목할 만하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전년(15.1%) 대비 0.7%포인트(p) 하락한 14.4%에 그쳤다. 주요 시장인 독일(-18.1%)과 네덜란드(-15.0%), 프랑스(-10.3%)에서 전기차 판매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탓이다.

▲유럽의 동력원별 신차 판매시장 점유율. 출처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앞서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고 ‘100% 친환경 전기차 시대’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전기차 수요 감소와 제한적인 충전 인프라, 세제 지원 축소 등에 가로막혀 성장세가 꺾였다.

사정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상반기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한 53만6382대에 그쳤다.

유럽과 미국의 전기차 판매가 감소세에 접어든 반면 노르웨이는 뚜렷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린다. OFV는 “현재 전기차 증가 추세가 지속하면 내년 1월 ‘신차 100% 전기차’ 기록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EU보다 10년이나 앞서는 셈이다.

‘전기차 100% 시대’는 일찌감치 세금 감면 등 각종 지원 정책을 꾸준히 펼쳐온 결과다. 최근 들어 일부 혜택이 축소·개편되긴 했으나 여전히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하면 혜택이 크다. 차종에 따라 기본적인 세금(부가가치세) 면제를 시작으로 △무료 주차 △버스 전용차로 이용 △통행료 면제 등의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실례로 노르웨이는 신차를 살 때 찻값의 25%에 달하는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반면 전기차의 경우 가격이 50만 크로네(약 6200만 원) 이상일 경우에만 부과한다. 지난해 부활했으나 한때는 차 무게(kg)를 기준으로 내야 하는 ‘중량세’도 면제였다.

세계 최고 수준의 충전 인프라 구축도 주효했다. 노르웨이는 전기차 소유자의 약 90%가 자신의 집에 충전 시설을 갖췄으며 도로에도 8000개가 넘는 고속 충전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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