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 갈등 등 소비자 사로잡기 어려워
중국 전기자동차 대기업 비야디(BYD)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일본 시장으로 나선다. 일본 각 지역에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구매 인센티브를 늘리는 등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YD는 중국 현지에서 큰 성과를 거둔 이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일본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일본은 도요타와 혼다 등 현지 브랜드 시장 점유율이 높아 해외 전기차가 진출하기 어려운 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또 일본 정부가 BYD 등 해외 경쟁 업체의 보조금을 줄이는 ‘보호무역주의’를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BYD는 일본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차량 선착순 1000대 구매에 대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일본의 유명 배우 나가사와 마사미를 섭외한 TV 광고도 제작했다. 이에 따라 예상보다 높은 마케팅 비용이 소요됐지만, BYD 측은 정확한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BYD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 소비자들은 ‘품질 우려’ 등의 문제로 중국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과 중국의 오랜 역사 갈등ㆍ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중국 제품 구매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7월 도쿄 인근 요코하마에 있는 BYD 전시장을 방문한 한 남성은 “차는 훌륭하지만, 일본에서는 팔리지 않을 것 같다”며 이같은 우려를 전했다.
반면,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일본에서 성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3월 말 기준으로 일본에 등록된 테슬라 전기차는 약 1만7000대로, 같은 기간 등록된 도요타 전기차 4200대보다 크게 앞섰다.
BYD의 토후쿠지 아츠키 일본 시장 사장은 “일본에는 중국 제품을 절대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억지로 중국 제품을 강요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며 BYD의 경제성과 성능으로 소비자를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본은 전기차 판매가 가장 부진한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첫 7개월 동안 일본에서 판매된 자동차 147만 대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했다. 도요타와 다른 현지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일본에서는 전기차가 큰 매력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4월 일본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개편했다. 이에 따라 450만 엔(약 4197만 원)에 판매되는 BYD의 아토 3 SUV의 보조금은 65만 엔에서 35만 엔으로 거의 절반 가까이 삭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