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소한 시장 유동성…세분화 된 호가창 거래량에 불리
올해 거래 점유율 60~70%…넓은 호가창 거래량 회복에 필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세분화했던 호가 단위를 되돌린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세분화 된 호가 단위가 투자자 거래 환경에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지난 1월 세분화했던 호가 단위를 일부 변경한다. 업비트는 전날 공지사항을 통해 원화마켓에서 거래지원 중인 16종 가상자산의 100원~1000원 구간 호가 단위를 변경한다고 말했다. 100원 이상 1000원 미만 가상자산의 주문 가격 단위를 0.1원에서 1원으로 내달 1일부터 변경한다.
1월 업비트는 1000원 이상 1만 원 미만 가상자산의 호가단위를 5원에서 1원으로 변경했다. 또한, 1000원 미만과 100원 미만 가상자산 호가 단위를 각각 1원에서 0.1원, 0.1원에서 0.01원으로 수정했다.
예를 들면 기존에 900원에서 거래 중인 가상자산 호가창이 901원, 902원으로 채워졌다면, 1월 변경 후 901.1원 901.2원 등 소수점까지 거래 할 수 있게 되면서 호가창이 늘어나게 됐다. 10월부터 적용되는 호가 단위로 업비트는 다시 소수점 거래를 없애고 1원 단위로 호가창을 채우게 됐다.
매수자의 경우 보다 구체적인 가격에서 가상자산을 구매할 수 있어서유리하다. 반면에 매도자는 호가창이 세분화되면서 기존보다 낮은 가격에서 가상자산을 판매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불리한 경우가 생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면 세분화된 호가창에도 촘촘히 거래가 붙고 거래량이 생기지만 시장에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거래가 붙지 않아 호가창 움직임이 둔화할 수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다”며 “올해 초 미니불장이 왔을 때는 호가창을 채우는데 어려움이 없었을테지만, 요즘에는 유동성이 부족해 다시 호가창을 넓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비트코인 신고가를 돌파한 3월을 제외하고는 올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거래량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올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일일 평균 거래량은 △1월 48억 달러 △2월 37억 달러 △3월 84억 달러 △4월 38억 달러 △5월 23억 달러 △6월 14억 달러 △7월 20억 달러 △8월 20억 달러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승인, 비트코인 반감기가 겹쳐있던 시기에 비해 나머지 달은 거래량이 낮은 편이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시장에 유동성이 감소하면서 업비트 거래 점유율도 지난해 대비 감소했다. 업비트는 지난해 80% 거래 점유율을 꾸준히 지켜왔지만, 올해 들어 60%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는 올해 3월을 제외하고 매달 60~70% 사이의 거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올 초에 있던 호가 단위 변경은 정교한 주문 제출이 가능하도록 가상자산 호가 단위를 세분화했다”며 “이번에는 이용자 목소리를 반영해 일부 가상자산에 대한 호가 단위를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