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모디ㆍ유엔사무총장 등과도 만나
36개국ㆍ6개 국제기구가 행사에 참가해
美ㆍEU 중심 글로벌 주도세력 변화 노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다.
이번 회의 주제는 ‘공정한 세계 발전과 안보를 위한 다자주의 강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맞설 새로운 국가연합 또는 세력의 확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러시아 타스통신은 크렘린궁 발표를 인용해 “22일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만난다”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올해 브릭스 의장국이다. 22일부터 24일까지 카잔에서 브릭스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36개국과 6개 국제기구가 참가한다. 22개국은 국가 원수가 직접 나선다.
우크라이나와 개전 이후 국제사회 고립을 우려해온 러시아는 이번 행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하는 거의 모든 정상과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에 그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22일 시 주석과 양자회담에 이어 23일에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ㆍ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과 회담한다. 마지막 날에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난다.
행사 마지막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도 회동한다. AFP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약 2년 만에 러시아를 방문하는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유엔의 활동과 함께 중동 위기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상황 등 국제 의제의 현안을 다룰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의가 ‘공정한 세계 발전과 안보를 위한 다자주의 강화’라는 주제로 열리는 만큼, 미국과 유럽(EU) 중심의 글로벌 주도 세력에 맞서는 새로운 국가연합이 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현재 30여 나라가 브릭스 가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브릭스 파트너’라는 새로운 국가연합 조직을 추진할 가능성도 커졌다고 보도했다.
크램린궁의 우샤코프 보좌관 역시 이를 뒷받침하며 “파트너국 형식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행사 마지막 날에는 독립국가연합(CIS)을 비롯해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라틴 아메리카 등의 브릭스 비회원국이 참가하는 ‘브릭스 플러스/아웃리치’ 행사를 준비 중했다. 브릭스의 세력 확대를 점쳐볼 수 있는 부분이다.
나아가 이번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아온 러시아가 탈출구를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달러화나 유로화를 우회한 무역으로 서방의 경제 봉쇄망을 뚫겠다는 복안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북한과 베트남을 순방하면서 “자체 결제 체계 구축”과 “자국 통화 결제 비율 확대” 등을 언급했다. 이는 달러화 중심 미국 주도 시스템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과 기술ㆍ무역 갈등이 점증되는 중국 역시 그간 꾸준히 위안화의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모색해왔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결제 시스템’ 추진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