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다음 달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이 대표 엄호에 집중하고 있다. “위증교사 사건은 무죄”라며 노골적으로 여론전을 펼치거나 ‘검찰 때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 모임인 ‘더 여민 포럼’은 22일 국회에서 ‘위증교사죄의 성립 요건에 관한 검토’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검찰의 기소가 부당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위증교사 혐의를 두고 검찰이 지난달 이 대표에게 대법원 양형 기준상 최고형인 징역 3년을 구형한 것을 두고 “정치 검찰의 정치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포럼 대표인 안규백 의원은 “검찰은 머리와 발을 자르고 몸통만 가지고, (본인들에게) 유리한 대목만 가지고 해석한다”라면서 검찰 구형이 편향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력에 맞서는 게 혐의가 되고, 대통령 선거 패배가 죄가 되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라며 “정권에 휘둘리지 않는 법원의 양심을 응원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전체 생중계되고 있었다.
포럼 부대표이자 당 최고위원인 전현희 의원도 “정치적 입장에서, 또 법조인 출신으로서 제가 보는 이 위증교사 사건은 무죄라고 확신을 한다”라면서 “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 검찰의 정치 보복과 탄압이라는 게 우리 민주당의 현재 입장”이라고 거들었다.
발제 및 토론자로 나선 패널들도 “‘교사’ 행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 대표에게 위증교사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라며 입을 모았다.
김재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대표는)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본 것이나 들은 것을 아는 대로 진술해달라’고 했다. 기억을 조작하라는 게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김 씨에 대한 진술 부탁은 처음부터 교사 행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2018년 12월 22∼24일 김 씨에게 수차례 전화해 ‘검사 사칭 사건’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위증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1심 선고공판은 다음 달 25일 열린다.
민주당은 11월 사법리스크 중대 분수령을 앞두고 초유의 검찰총장·서울중앙지검장 탄핵까지 꺼내들며 ‘검찰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전날(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검찰은 거대 권력 앞에, 살아 있는 권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라면서 “심우정 총장 손으로 검찰 문패를 내리는 때가 올 것”이라고 압박했다.
당내 검찰독재대책위도 연일 가동되고 있다. 대책위는 검찰의 ‘김건희 여사 불기소 처분’을 고리로 검찰에 칼날을 들이밀고 있다. 곧 예산 시즌에 들어서는 만큼 민주당은 ‘검찰 특활비’의 대대적 삭감도 벼르고 있다.
다른 한 축에선 조국혁신당 등 검사 탄핵을 위한 우군을 확보해둔 상황이다. 혁신당도 이달 26일 서울 서초구 검찰청 앞에서 ‘검찰 해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언대회’를 열 예정이다.
다만 야권 일각에선 민주당이 ‘검찰개혁 4법 통과’를 주장하는 혁신당과 약간의 거리를 두면서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단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은 검찰에 집중공세를 가하면서도 검찰개혁 입법엔 신중한 모습이다.
이에 혁신당은 전날 민주당에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조국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혁신당이 12석짜리 작은 정당이라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그것은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검찰개혁 4법’ 통과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혁신당이 지난 8월 28일 당론 발의한 검찰개혁 4법 처리는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라면서 “검사 탄핵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검찰 해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