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여건 변화 등 수출 여건 불확실성 2분기보다 커져"
우리나라의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1%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정부는 2.6% 성장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필요할 경우 수정 전망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24일 3분기 GDP 속보치 관련 브리핑에서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달성 가능 여부와 관련해 "4분기 성장 흐름과 경기 자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경기 여건을 자세히 짚어보고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필요하다면) 수정 전망을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분기 역성장(-0.2%) 충격에서 벗어났지만, 수출은 오히려 뒷걸음치면서 반등 폭은 미미했다. 다만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내수는 회복 흐름을 보였다.
이 과장은 "전반적인 글로벌 교역량 등이 작년보다는 올해 나아진 게 분명하고 IT 업황 사이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승세가 지속하지 않겠냐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지만 수출 여건 자체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속보치를 보면 한국 경제 주축인 수출은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4% 감소하면서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이 과장은 "비IT 품목이 부진하고 현대모비스 등 부품사와 한국GM 파업, 일부 기아차 등에서 정비 수요로 7~8월 수출이 꺾이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복구하기 위한 작업을 진척시켜야 했는데 여름 휴가철이 겹치면서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으나 4분기에는 추가 작업을 통해 메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4분기 수출에 대해선 "미국을 포함한 여러 지정학적 여건의 변화, 중국 등 주요국 경기와 IT 사이클 불확실성 등이 제기되고 있어 수출 여건의 불확실성은 2분기 때다 커졌다"며 "이런 부분을 자세히 짚어보고 향후 경기 흐름을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출 감소보다는 수입이 2분기 연속 많이 늘어난 것을 이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분기에 1.6% 늘었던 수입은 3분기에도 1.5% 증가했다.
이 과장은 "수입 증가는 보통 내수 회복의 초기 단계에서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어 "수입이 2개 분기 연속 늘어난 게 4분기 내수 쪽으로 크게 잡혀 나타날 수도 있다"며 "4분기에 수입이 예상보다 줄면 순수출(수출-수입)이 증가하고 내수도 같이 늘어 숫자가 더 크게 튈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성장률에 대한 정부 기여도가 0.0%p(포인트)에서 0.5%p로 높아진 것과 관련해선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 과장은 "현재 세수 부족인 만큼 연말에 재정 집행이 약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할 텐데 현재로썬 4분기 상황을 판단하긴 어렵다"며 "전반적인 경기라든지 민생 영향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