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2+2 회동’…민생 공통공약 협의기구 출범
이르면 내달 여야 대표가 다시 한 테이블에 앉아 대표회담을 진행한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의정갈등 해법·김건희 특검법·특별감찰관 등 주요 정치현안을 둘러싼 여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다음 달 중에는 2차 여야 대표회담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여야 대표는 앞서 올해 9월 1일 첫 대표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번 회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먼저 제안했고, 같은 날 한 대표가 화답하면서 합의됐다.
주요 의제로는 금투세 제도 개선, 김건희 여사 의혹 해소,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 등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금투세 폐지에 야당이 동참해달라고 재차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은 금투세 폐지·유예·시행 세 가지 안을 손에 들고 공식적인 당론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금투세 관련 당론 결정은 지도부에 위임한 상태로, 유예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당이 대략 어떠한 범주 내에서 결정할 것인지에 대해선 이미 국민들이 인지하고 계시고, 시장에도 반영돼 있는 상태라고 본다”라면서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 지도부의 논의를 거쳐 금투세 관련 당론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국의 핵심 뇌관으로 부상한 ‘김건희 여사’ 문제도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당이 처리를 주장하는 ‘김건희 특검법’이 공식 의제로 올라가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앞서 한 대표는 민주당이 세 번째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을 두고 “실제 무엇을 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거부될 것을 알면서 더 현실성 없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라면서 “저런 행태에 대해 국민들이 비판하실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앞서 민주당은 17일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을 추가한 ‘김건희 특검법’을 재발의 한 바 있다. 기존 특검법에 수사 대상으로 포함된 △주가조작 의혹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도 그대로 담겼다. 민주당은 다음 달 14일 특검법을 본회의 표결에 부친단 방침을 세웠다.
반대로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제 해법을 특검이 아닌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에서 찾으려고 하고 있다. 이 또한 민주당에선 “지금 필요한 것은 특별감찰관이 아닌 특검”이라는 주장이어서 입장 차를 좁히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은 여야 모두 공감대를 이룬 사안인 만큼 이번 회담에서 성과를 낼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협의체를 일단 가동시켜야 한다’라는 여당과 달리, 야당에선 전공의와 의대생 등을 대변하는 단체가 협의체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만약 이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혹은 폐지 등 수용 가능한 수준에서 선물을 내어주고 그 대가로 ‘김건희 특검법 통과’라는 성과물을 가져온다면 리더십과 당 장악력을 더 공고히 할 수 있을 거란 해석도 나온다.
이번 대표회담은 두 대표의 연말 입지를 가를 하나의 분기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선 회담을 통해 ‘김 여사 의혹’을 전면에 부각해 자신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분위기 환기를 시도할 수 있다. 한 대표도 최근 ‘특별감찰관’ 문제 등으로 격화된 당내 충돌을 덮고 당 대표로서 리더십을 표출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한편, 올해 9월 이뤄진 1차 대표회담의 성과도 이번 주 가시화될 전망이다. 여야는 내일(28일) 양당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나는 ‘2+2 회동’을 열고 ‘민생공통공약 협의기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앞서 한 대표와 이 대표가 첫 번째 회담에서 구성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여당은 △반도체·인공지능(AI)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자산시장 밸류업 △저출생 대응 및 인구 지역 격차 해소 등과 관련된 법안 처리를, 민주당은 △가계와 소상공인의 부채 부담 완화 △골목상권 및 지역경제 지원 △저출생 대책 마련 △티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온라인플랫폼법 등을 우선 처리 법안으로 내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