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유럽 vs 친러시아' 맞선 조지아 총선…부정 선거 논란

입력 2024-10-2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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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유럽 연합 야당 vs 친러시아 집권당
친러 집권당이 54% 득표해 총선 승리
대통령ㆍ야당 "러시아가 선거 개입해"

▲조지아 총선이 끝난 27일(현지시간) 새벽 야당 지도자 니카 그바라미아(가운데)가 선거 결과 발표에 이의를 제기하며 "야당의 승리가 도둑맞았다"고 비난하고 있다. AP뉴시스

옛 소련 국가 조지아가 부정 선거 논란에 빠졌다. 친유럽 성향의 연합 야당과 친러시아를 주장해온 집권 여당의 대결이었다.

결과는 친러시아 성향의 집권당의 과반 득표. 곧바로 이들과 맞서온 야권 출신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은 "러시아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 총선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집권 여당이 친서방 야당 연합을 누르고 과반 득표했다.

로이터통신은 조지아 선거관리위원회 발표를 바탕으로 "99% 이상 개표 기준 여당인 '조지아의 꿈'이 5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비드지나 이바니슈빌리 '조지아의 꿈' 당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당이 거둔 이번 성공은 세계적으로 드문 일이며 조지아 국민의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자평했다. 조지아의 꿈은 친러시아 성향의 집권당이다.

조지아 야권은 기대와 다른 개표 결과가 나오자 이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며 이미 부정선거의 단서가 여럿 나왔다고 반발했다. 야권은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해 왔다.

야권은 러시아의 선거 개입을 주장했다. 집권당이 표를 매수하는 등 부정 선거를 저질렀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조지아의 선거 감시 독립단체인 '공정 선거 및 민주주의를 위한 국제사회'(ISFED)는 여러 투표소 밖에서 위반 행위를 적발했다고 지적했다. 조지아 남부에서는 한 유권자가 여러 장의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집어넣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기도 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와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국제공화연구소(IRI), 국가민주주의연구소(NDI) 등 국제 감시 단체도 "전날 투표 과정에서 심각한 위법 행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들은 투표함 조작과 뇌물 거래, 유권자 위협, 투표소 인근에서의 신체적 폭력 등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의회 측에서 파견된 유럽안보협력기구 관계자는 "조지아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계속 표명한다"며 "전날 선거 상황은 안타깝게도 그 증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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