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6월 초 이후 처음으로 7만1000달러를 재탈환한 가운데,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전고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9일 가상자산 시황 데이터 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7만1000달러, 국내 거래소 업비트 기준 9900만 원을 돌파했다. 비트코인이 이 가격대를 돌파한 것은 올해 6월 6일 이후 146일 만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가 미국 재무부와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와 함께 한때 6만5000달러 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지속되는 자금 유입으로 인해 상승세를 회복했다.
우선 이번 상승은 미국 주도로 증가한 가상자산 시장 자금 유입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버터필 코인쉐어스 리서치 총괄에 따르면 지난주 가상자산 시장 유입액은 미국의 9억6000만 달러 유입에 힘입어 총 9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누적 유입액은 270억 달러를 기록하며, 2021년 105억 달러의 세배에 근접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2주간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는 7900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한 22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유입을 나타냈다. 14일부터 28일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총 36억 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와 함께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 역시 가격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선거관련 분석기관 538의 28일 기준 전국 여론 조사 평균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48.1%, 트럼프 전 대통령이 46.6%로 1.4%p(포인트) 격차로 해리스가 우세한 상황이지만, 탈중앙화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에선 트럼프(66.1%)와 해리스(34%)의 당선 확률이 30%p(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업계에서는 친 가상자산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4일(현지시간)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디지털자산 리서치 총괄은 선거 당일인 11월 5일까지 비트코인이 7만3000달러에 도달하고, 특히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올해 연말까지 12만5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분석가들 역시 시장이 트럼프 당선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봤다. 정민교 프레스토리서치 애널리스트는 “가상자산 친화적인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대감이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고, 장경필 쟁글 리서치센터장 역시 “비트코인 채굴을 장려하고, 규제를 전반적으로 수정하는 등 정책을 낸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비트코인이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장 센터장은 트럼프와 해리스 당선 시나리오에 따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봤다. 그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업계 자금 흐름을 막고 있는 ‘초크포인트’ 철폐나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 해임과 함께 SEC에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요구하는 등 가상자산 사업을 하기 좋은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지금까지의 민주당 정부와는 다른 차원의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반면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미국 규제 환경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재 해리스 캠프가 비트코인, 가상자산 관련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는 것 역시 당선 시 현 민주당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