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지방은행 대출 문턱…주담대 차주 평균 신용점수 1년 새 27점↑

입력 2024-11-01 05:00수정 2024-11-0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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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ㆍ광주ㆍ부산은행 가계대출
평균신용점수 1년 새 최대 65점↑

(지방은행 주담대 신용점수)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차주에게 나가면서 지방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관리강화를 위해 대출을 내주지 않자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으로 몰려간 탓이다. 가계대출 풍선효과 확대를 막기 위해 지방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올리는 추세임을 고려하면 앞으로 고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는 행태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개 지방은행(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의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을 새로 받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월 기준 934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907점) 대비 27점 오른 수준이다. 직전 달보다도 7점 높아졌다.

주담대와 일반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가계대출로 보면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 상승 폭은 더욱 컸다. 올해 9월 한 달간 새로 대출받은 사람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900점으로, 전년 동기(868점)보다 32점 올랐다.

지방은행별로 보면 부산은행에서 주담대를 받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가 1년 새 54점 올랐다. 이밖에 △전북은행 47점 △광주은행 14점 △제주은행 12점 △경남은행 8점 순으로 올랐다. 가계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같은 기간 광주은행이 65점 급상승했고, 부산은행이 46점, 전북은행이 26점, 제주은행이 16점, 경남은행이 7점 올랐다.

고신용자에게 가계대출을 내주는 추세는 지방은행이 시중은행, 인터넷전문은행보다 두드러졌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9월에 새로 가계대출을 받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37점으로 1년 새 925점에서 약 12점 높아졌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경우, 같은 기간 918점에서 928점으로 10점 올랐다.

신용점수가 대폭 오른 전북·광주은행은 전체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년 새 줄었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급증하자 이들 은행이 고신용의 우량차주를 중심으로 대출을 내준 영향이다. 전북은행은 올 3분기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6.9%로 전년 동기 42% 대비 5.1%p 줄었다. 광주은행 역시 같은 기간 가계대출 비중이 36.2%에서 33.9%로 감소했다.

문제는 이같이 고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는 추세가 상대적으로 저신용자 비중이 높은 지역민을 외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인당 개인소득이 전국 평균(2339만 원)을 웃도는 지역 중 비수도권은 울산ㆍ대전 두 곳뿐이다.

전문가들은 지방은행이 지역주민에 자금을 공급해 지역경제를 지원하는 역할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은행은 수도권에 비해 소득도 낮고 밀집도도 떨어지는 지역 금융소비자들에게 질 높은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위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방은행 주담대 문턱은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관리에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으로 몰리는 풍선효과 확대를 막기 위해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지방은행들은 대출금리 인상으로 응답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부산은행은 대면·비대면 주담대 금리를 각각 0.2%p, 0.50%p 올렸고, 경남은행은 같은 날 주담대 가산금리를 0.2%p 인상했다. 전북은행은 11월 중 0.3%p가량 추가로 금리를 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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