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트]KB금융의 위엄…주가가 증명한 '찐' 밸류업 대장주

입력 2024-10-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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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당기순이익 '역대 최대'…'5조 클럽' 달성 눈앞
증권사들 목표가 잇따라 상향조정…금융 대장주 자리매김
올 연말 밸류업 지수 편입 전망…"시장 기대 부응에 최선"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KB금융이 되레 밸류업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데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으면서다. 증권 시장에서는 ‘믿고 사는 리딩뱅크’,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밸류업’, ‘차별화된 밸류업’ 등의 찬사를 던지며 목표가을 줄상향하고 있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 관련 단체인 기업거버넌스포럼은 KB금융의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해 ‘A+’라는 평가로 부응했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전 거래일 보다 0.73% 내린 9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단기간 급등한 탓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하지만 KB금융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밝다. 이달 들어 KB금융의 목표가를 올린 증권사는 11곳에 달한다. 현재 KB금융의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1만5200원이다. 현재 주가 수준보다 20% 이상 높다.

정부가 마련한 밸류업 지수 편입에서 고배를 마셨던 한달 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사실 KB금융이 지수 편입에 실패한 것도 말그대로 ‘밸류’가 떨어졌다기 보다는 기준 요건이 시장 눈높이와 동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았다. 오히려 KB금융의 밸류업 탈락을 매수 기회로 보는 평가가 나왔고 실제 주가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KB금융은 결국 시장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냈다.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연간 순이익 ‘5조 원’ 달성을 예약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실적보다 대대적인 주주 환원 정책에 더 집중했다. 파격적인 수준의 주주 환원 발표가 시장에 신뢰감을 주면서 실적에서 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리딩 뱅크’를 차지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한 부분은 내년부터 13%의 보통주 자본비율(CET1)을 초과하는 잉여 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CET1은 금융사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KB금융은 CET1가 지난 6월말 기준 13.59%로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 중 가장 높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CET1비율이 워낙 높아 실제로 13% 상회 분을 모두 환원에 소진하면 다소 파격적인 금액”이라면서 “ 관건은 실제 이행 여부인데, 금융지주 순이익 5조 원 시대를 열 가능성이 큰 KB금융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KB금융의 밸류업 방안은 명확한 공식 제시를 통해 지속가능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고했다”며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성과에 따라 주주환원율 50% 달성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KB금융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최우수 등급인 A+를 부여했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D를 주며 “오히려 (탈락한) KB금융에서 밸류업 기본을 배워야 할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포럼은 KB금융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준 이유에 대해 △이사회 중심의 합리적인 절차와 승인을 통한 밸류업 프레임워크 구축 △경영진의 진정성 및 우수한 거버넌스 △지속가능성 및 예측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시장의 시각과 일치한다.

물론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CET1의 0.1%포인트 변화에 따라 자사주 매입 규모가 3370억 원씩 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KB금융의 주주환원 계획은) 변동성 또한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올 연말 실시될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 변경 시 KB금융의 이름이 올라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KB금융 관계자는 “시장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밸류업 공시를 잘 준비했다”면서 “앞으로 더욱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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