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대형마트 델리코너, 3000~5000원대 간편식 인기
GS25-CU, 간편식사류 매출 신장…주먹밥, 도시락 등 인기
“요즘 식당은 회사에서 주는 식대보다 대부분 비싸요. 종종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점심 한끼를 해결합니다.”
30일 정오 방문한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델리(조리가 완료된 즉석식품) 코너. 직장인 최지연(30) 씨는 “간편식으로 점심을 대신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쉬는 시간도 많아져 일석이조”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직장동료와 이마트를 찾은 최 씨는 샌드위치와 초밥 세트 한 개를 점심 메뉴로 골랐다.
평일 낮 이마트엔 여느 때처럼 주부와 가족단위 고객이 많았지만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최 씨처럼 직장인 손님들이 종종걸음으로 델리코너로 향했다. 실제 진열된 제품들을 보니, 먹음직스러운 한 끼 식사로 충분해 보였다. 햄버거부터 샌드위치, 삼각김밥, 헬시플레저족을 겨냥한 샐러드까지 종류도 다양했고 신선한 초밥 세트도 인기 메뉴였다.
가격대도 훌륭했다. 치킨 버거 3000원대, 샐러드 5000원대로, 평소 일반식당의 점심 가격(1~2만원)에 비해 상당히 저렴했다. 이마트 용산점 관계자는 “주부 고객뿐만 아니라, 점심시간 전후 직장인들이 델리코너 상품을 많이 구매한다”면서 “남성들은 햄버거나 김밥, 여성들은 샐러드를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고물가와 이상기후로 식자재 값이 오르면서 외식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자, 점심 한끼라도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간편식으로 대체하는 직장인들이 계속 늘고 있다. 최 씨의 말처럼 비용도 아낄 수 있고 빠른 식사 후 여유로운 점심시간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델리 코너 매출만 봐도 이런 추세가 뚜렷하다. 올해 1~9월까지 이마트 델리 카테고리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김밥류 98.1%, 샌드위치 33.9%, 디저트 79.1% 신장했다. 오피스 상권(여의도점·양재점·영등포점) 인근 점포의 델리 코너 매출 증가세는 더 뚜렷하다. 김밥류와 샌드위치 매출이 각각 167.7%, 43.2%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계산대 근처에도 델리 제품을 진열해 짧은 점심시간 내 고객들이 빠른 구매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밥류·도시락류 등을 늘려 델리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델리 카테고리 매출도 증가세다. 롯데마트 델리 코너 매출은 7월부터 10월까지 전년대비 약 10% 늘었다. 홈플러스도 같은 기간 델리 매출이 20% 증가했다.
편의점도 가성비 점심 한끼 해결사다. 회사 인근에 자리해 접근성이 좋고 가성비 메뉴가 많아 편의점 간편식을 정기구독하는 이들도 많다. 편의점 GS25의 간편식사류의 경우, 올해 1~10월까지 누적 매출은 지난해보다 31.7% 늘었다. CU도 같은 기간 33.5% 증가했다.
특히 오피스 상권 내 매장의 간편식사류 매출이 각각 35.7%, 38.6% 신장했다. 이들 두 편의점에서 가장 판매량이 높은 상품은 주먹밥, 도시락, 샌드위치 등이다. 간편식 인기에 힘입어 오피스 상권 점포 매출은 일반 점포보다 평균 54~70%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