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폭락장 겪은 기업들 계획 재검토
대선 변수까지 고려 내년으로 연기 분위기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9월 2일 이후 약 두 달 간 IPO를 통한 자금조달액이 총 77억 달러(약 10조60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감소한 규모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업체 세레브라스시스템과 티켓 재판매 플랫폼 스텁허브(StubHub)는 당초 가을 IPO를 계획했으나 아직 시점을 결정하지 못했다. 디지털 뱅킹 스타트업 차임파이낸셜과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뱅크는 올해에서 내년으로 IPO를 연기했다.
올해 IPO 시장은 침체기를 벗어나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한 번에 기준금리0.5%포인트(p) 인하)’에 힘입어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간 것은 IPO 시장에도 호재였다. 하지만 8월 폭락장을 겪으며 위축된 시장의 투자심리를 완전히 회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BNP파리바의 에반 라일리 미주 주식자본시장(ECM) 본부장은 “폭락장으로 놀란 IPO 예정 기업들이 자신들의 상장 계획을 재검토했다”면서 “이들 중 일부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IPO에 나서야 하는지에 의구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선이 다가오면서 기업들이 더 신중해졌다. 미국 대형 로펌 로프스앤드그레이의 다니엘 포먼 파트너 변호사는 “IPO 시장이 올해 남은 기간 꽤 조용할 것”이라면서 “선거와 경제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할 경우 그가 공약으로 내건 관세도 고려해야 할 변수로 추가된다”고 덧붙였다.
투자은행(IB)업계는 자금조달 방법으로 IPO에서 유상증자 등 ‘세컨더리 딜’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 최근 경영난을 겪는 보잉은 이번 주 211억 달러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