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창출력 제고, 서민생활 개선, 위기 이후 재도약 준비
이명박 대통령이 8일 개각을 통해 현 경제팀을 유임한 것은 기존의 친서민 정책 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 경제의 안정적인 기반 강화 아래 고용 창출력 제고, 서민생활 개선, 위기 이후 재도약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각에서 경제팀의 삼각편대로 일컫는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금융감독원 원장이 모두 유임됐다.
이 중 삼각편대의 수장인 윤증현 장관의 경우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초에 취임해 산적한 현안을 무난하게 풀어온데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의장국의 주무장관으로서 매듭을 지어야 할 막중한 책무가 있다.
이미 윤 장관의 경우 지난해부터 G20 의장국 재무장관으로서 각종 G20 회의를 주재하면서 각국 주요 인사들과 밀접한 친분을 쌓아 정책의 연속 상에서 유임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최근 서민전용 대출상품인 '햇살론' 출시를 진두지휘하면서 현 정부의 친서민 정책을 잘 지원하고 있으며,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또한 금융권의 부실 방지에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재훈 전 차관의 경우 이미 현 정권에서 일해본 바 있어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조율하는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국세청장의 경우 백용호 청장이 지난달 말에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공석이 돼 이현동 현 국세청 차장이 물려받게 됐다.
이처럼 윤 장관을 포함해 경제팀이 유임돼 현재의 정책 기조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어 올 하반기에 '친서민 드라이브'가 더욱 강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달 정기 세제개편을 포함해 청년 고용 대책, 물가안정 방안 등에서도 친서민 코드가 강하게 가미되고, 서민 금융의 강화, 대ㆍ중소기업간 상생 문화 확립이 정책의 핵심이 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세제 개편에서 친서민을 위한 지원책을 많이 내놓을 방침이다.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 세원을 높이고 비과세.감면을 정비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지만 서민이나 중소기업 관련 비과세ㆍ감면은 남겨두거나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서민 대책과 관련해서는 일용 근로자 근로소득 원천징수 세율을 내년부터 2%포인트 내리고, 저소득 무주택 근로자 월세 소득공제의 혜택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서민 대중교통비를 소득에서 공제해주는 방안이나 다자녀 가구에 대한 소득공제를 늘려주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또 단순한 세제개편을 떠나 친서민 대책의 종합판을 만들어 발표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일을 통한 빈곤 탈출을 돕는 '희망키움통장'의 대상을 확대하고 임시.일용직에 대한 국민연금 가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복지 예산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물가 대책은 9월 중에 나오는데 '지속 가능한 구조적 물가안정 방안'을 준비 중으로, 지자체의 공공ㆍ서비스요금의 가격 정보 공개 확대, 공공요금의 '중기 요금협의제 도입' 등이 추진되고 있다.
친서민 금융정책으로는 종래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저신용자들의 고금리 부담을 완화하는데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에서 40%대 고금리를 물어온 서민층의 금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햇살론'을 출시한 것도 서민금융을 보완하려는 방안이다.
올 하반기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을 위해 불공정거래 관행을 바로잡는 작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최근 경제 현안으로 떠오른 대.중소기업 간 납품단가 문제의 해법을 찾는 방안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취약계층과 청년 실업 해소 대책 발표를 포함한 일자리 창출을 동반한 성장에도 주안점을 둘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