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사태 조기해결 가능성 낮아…안전자산으로서 계속 각광
달러 약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달러는 8월 전까지 강세를 이어오다 이후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로 돌아섰으나 이같은 상황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로존의 재정위기 사태가 조기에 해결될 가능성이 낮아 달러 등 안전자산에 계속해서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달러는 8월 첫 2주동안 유로에 대해서는 5.5%, 호주달러에 대해서는 10.1% 각각 하락했다.
유럽 지도자들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채무위기 해법을 도출할 것이라는 기대와 불안했던 세계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가 완화한 영향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달러 매도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정부가 유로존의 채무위기 극복과 유럽 은행들의 자본 확충을 적극 도울 것이라는 약속에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지난 3개월 동안 수익을 올렸으나 팔자 주문에 나서는 추세다.
선물거래위원회는 주간 보고서에서 지난주(10월5~11일) 유로 순매도 비율은 9%까지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0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1개월 전보다 한층 낮아진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선물 및 옵션 시장에서 달러 매수 비율은 3% 상승한 137억달러였다.
투자 방향을 잡지 못한 투자자들이 투자처를 다각화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달러는 장기적으로 볼 때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레시 우파드야야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G10 환율 책임자는 “시장은 현재 상황에 대한 재평가를 계속하고 있다”며 달러는 투자자들이 다음 투자처를 고민하는 사이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JW파트너스의 루카 아벨리니 파트너는 “위험 자산 랠리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상승세에 합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9월 소매판매가 전달 대비 1.1% 증가해 호조를 보이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만연하다.
투자자들은 프랑스에서 오는 11월2~3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유로존 위기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 유럽 지도자들은 은행 자본을 확충하고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채무 위기 해결을 놓고 유럽 지도자들이 기대 만큼의 진척을 보일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