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상 비교우위 항목 서로 고집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이는 그동안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 항목을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반영해야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문 후보는 ‘적합도’를 물었을 때, 안 후보는 ‘경쟁력’을 물었을 때 상대 후보를 제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리서치가 지난 9~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야권을 대표하는 단일 후보로 누가 더 적합한가’라는 질문에 문 후보(46.3%) 가 안 후보(29.7%) 를 앞섰다.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 8~10일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도 문 후보(47.3%)가 안 후보(33.8%)를 제치는 결과가 나왔다. 문 후보가 정당을 기반으로 한 후보라는 점과 국정운영을 해본 적이 있다는 안정감이 ‘야권 적합도’에서 우위를 점하는 결과로 드러난 것이다.
반대로 비슷한 시기의 조사에서 ‘누가 박 후보와의 대결에서 경쟁력이 있는가’ (지난달 31일, 모노리서치조사)라는 질문에 안 후보(42.0%)가 문 후보(41.1%)를 앞섰다. 지난10~11일 실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안 후보가 48.4%, 박 후보가 43.2% 였던 반면, 문 후보 46.5%, 박 후보 45.5%로 나타났다. 안 후보가 정당 소속인 문 후보보다 중도·무당파를 끌어올 수 있는 표의 확장성이 크다는 판단이 이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경쟁력 조사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오면서 안 후보 측은 ‘박근혜-문재인’ ‘박근혜-안철수’ 등 박 후보와의 양자 대결 경쟁력을 조사해 비교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양자 대결 경쟁력에선 여전히 자신들이 우위에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남수 한백리서치 대표는 21일 “지금과 같은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는 상황에서 0.001%라도 본인에게 유리한 문구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측은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협상을 벌였으나 이같은 조항 등 세부 방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등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양측 은 여론조사 외에 ‘+α’ 방식을 실행하기 위한 물리적 타결 시한을 지난 20일로 잡았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단일화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적합도’와 ‘경쟁력’을 놓고 양 측간 힘겨루기는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양측 실무협상단은 이날 오전 9시 협상을 재개했다. 그러나 두 후보가 합의대로 ‘후보 등록(25∼26일) 이전 단일화’를 성사시키려면 시한이 촉박하다는 점 등에 비춰 이날 오후 10시 백범기념관에서 열리는 두 후보 간 TV토론에 앞서 극적인 합의를 이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현 상태로서는 두 후보가 직접 담판을 통해 단일화 룰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