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가 답이다]“정도·무관용 원칙 지킨다면 망해가는 기업도 살릴 수 있다”

입력 2013-10-0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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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경영 전도사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교수(윤경SM포럼 공동대표)는 윤경SM포럼을 통해 윤리경영 전도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제로 톨레랑스 정신으로 윤리경영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양지웅 기자 yangdoo@
“윤리경영은 기업이 실패하지 않는 방법이며 그 안에 제로 톨레랑스(Zero Tolerance) 정신이 있다면 망해가는 기업도 살려냅니다.”

윤리경영,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 불과 지난해까지 윤리경영의 화두는 동반·상생이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CJ 등 국내 대기업들의 오너리스크가 터지면서 윤리경영의 기본 정신에 대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정도경영(正道經營)’을 외치고 있다.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윤경SM포럼 공동대표)는 지난 10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윤리경영의 ‘제로 톨레랑스 정신(무관용 원칙)’을 강조했다. 제로 톨레랑스 정신은 사소한 규칙 위반에도 관용을 베풀지 않는 원칙을 말한다.

◇ 경영 실패 막으려면 약점 없어야 = 김 교수는 “경영자가 윤리를 지켜나감에 있어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이 끝까지 지켜나가야만 한다”며 “이것이 제로 톨레랑스 정신에 입각한 윤리경영”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리경영에 제로 톨레랑스 정신이라는 철학을 담아냈으며 이것이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업은 누구나 다 망할 수 있다”며 “성공하는 기업은 좋은 비즈니스 모델과 위대한 경영자가 있으면 되지만 망해가는 기업을 살리려면 윤리경영과 무관용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약점이 없어야 한다”는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부정직하고, 거만하고,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게 실패하는 기업의 공통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미국의 엔론(Enron)사는 윤리적이지 못해 망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한국기업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론’의 몰락, 윤리경영 중요성 방증 = 미국 에너지기업 엔론의 몰락은 윤리경영이 기업의 존폐까지 결정짓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1985년 설립된 엔론은 16년 뒤인 2001년에 파산했다. 파산 직전까지 미국과 유럽 거래 에너지의 20%를 담당하는 거대 기업으로 미국 7대 기업 중 하나로 인식됐다. 그러나 이제 엔론은 역사에서 사라졌으며 그 중심에는 2001년 말에 드러난 회계부정 스캔들이 자리잡고 있다.

김 교수는 “엔론은 강점이 있는 회사였지만 윤리경영 면에서 약점이 많은 회사였다”며 “분식회계를 저질러 정직하지 못했으며 경영진이 사리사욕을 챙기는 등 청렴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실제 엔론의 레이 회장과 스킬링 최고경영자(CEO)는 파산 신청을 하기 전에 수천만 달러 어치의 보유주식을 매각하는 등 회사 내부정보를 활용한 부당 행위를 취한 것으로 발각돼 사회적으로 도덕적 지탄을 받았다. 엔론의 주가는 2001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10월 초에 1주당 33달러 가량에 달했지만 11월 말에 주당 1달러까지 추락했다. 파산 이후 사업부를 정리해 매각했다.

엔론은 수익성 없이 차입에 의존한 경영으로 파산했지만 기업 전체가 몰락한 것은 파산 이후 드러난 경영진의 부정 스캔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엔론 사태는 윤리경영이 얼마나 중요한지 방증하는 역사적 사건이다.

한편 엔론 사태의 공동주범인 레이 회장이 파산 이후 6개월 뒤 심장병으로 돌연 사망해 모든 책임을 스킬링이 부담하게 됐다. 2006년 10월 23일 미국 휴스턴 지방법원은 엔론의 파산을 초래한 회계부정 및 회사 자금 착복으로 스킬링에게 24년 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 윤리경영이 장수기업 만든다 = 김 교수는 10여년의 윤경SM포럼 활동을 통해 기억에 남는 우리나라 윤리경영 대표 사례로 ‘남이섬’을 손꼽았다.

그는 “우리나라 남이섬은 2000년에 주인의식 없이 도덕적 해이로 망해가는 기업이었으나 대표가 바뀌며 주인의식을 갖고 윤리경영을 통하면서 되살아난 성공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회사 남이섬은 강우현 대표가 우연히 놀러 갔다가 2001년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되면서 그 이름을 달리하게 됐다. 2001년 당시 매출 20억원에 부채가 60억원인 부실회사가 2006년엔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5년 이후 춘천의 쓰러져가는 유원지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우뚝 올라섰다.

특히 2008년부터 강 대표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종신고용제를 도입하는 등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는 윤리경영을 펼쳤다. 이는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을 높이면서 자연스럽게 지속경영이 가능한 회사로 만들어질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교수는 “경영진이 개인적인 욕심을 챙기는 도덕적 해이를 버림으로써 다 쓰러져가는 기업도 성공하는 모델로 되살아났다”며 “윤리경영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자 장수기업으로 만들어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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