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수가 결정 방식 변경
의사들의 2차 집단휴진을 막기위해 정부가 의사협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진료비 단가를 결정하는 구조를 바꾸기로 하면서 의료수가(酬價) 협상에서 의료계의 입김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의료수가는 수술이나 진료 같은 의료 서비스에 대해 건강보험공단이 정하는 가격이다. 의사결정 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물가상승률 등을 토대로 심의에 결정한다. 복지부 차관이 위원장을 맡고 가입자 대표와 의약계 대표, 공익대표가 각각 8명씩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의료수가는 공익대표가 정부 측 추천 인사로만 채워져 수가 결정을 정부가 좌지우지했다는 게 의협의 불만이었다. 이번 합의에서 양측은 수가를 결정하는 위원회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공익위원을 가입자와 공급자가 동수로 추천해 구성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수가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기 이전에, 가입자와 공급자가 참여하는 조정소위원회를 새로 만들어 쟁점을 조율하기로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반인에게는 낯설지만 건정심은 우리나라 의료정책을 의결하는 막강한 힘을 지닌 의사결정기구다. 건강보험을 적용할지를 정하는 요양급여기준과 건보료율 등 국민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사항은 물론 의사들의 수입에 직결되는 의료 수가가 모두 건정심에서 정해진다.
즉 의사로서 진료비 단가를 높이고 싶거나, 환자로서 자기공명영상(MRI)촬영, 틀니, 간병 서비스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싶거나 건보가입자로서 건보료 인상을 막고 싶으면 건정심에 참여해 자기 의사를 관철하면 된다.
건정심은 애초 2000년 1월 건강보험법상 건강보험심의조정위원로 출발했다. 이때는 이름대로 심의기능만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의 늪에 빠지면서 이를 해결한다는 취지로 제정된 국민건강보험재정건전화 특별법이 2002년 1월 시행되면서 의결기능까지 갖게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의료계를 달래기 위해 정부가 물러서는 과정에서, 의료계는 건정심에서 자신의 뜻을 반영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건정심 구조가 재편될 경우 수가와 연동한 건강보험료 결정에도 영향을 끼치게 돼 국민에가 부담이 전가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의료수가 결정 방식 변경에 네티즌들은 "의료수가 결정 방식 변경, 의료계 입김 세지면 결국 국민 부담 커질 수 밖에" "의료수가 결정 방식 변경, 국민 주머니 또 털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