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2연전 치른 3곳 모두 1승 1패… “절대강자 없다”
“올시즌은 판도를 예상하기 힘들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 방송사의 프로야구 해설위원들은 올시즌 판도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그 누구도 확실한 강팀을 꼽지 못했다. 그리고 개막 2연전 결과는 이 같은 예상을 증명이라고 하듯 세 경기에서 1승 1패의 결과가 나왔고 우천으로 개막 이틀째 경기만 열린 롯데와 한화의 부산 사직구장 경기에서는 한화가 승리해 1승을 올렸다.
시즌 초반 두드러진 현상은 외국인 선수의 득세다. 특히 3년 만에 가세한 외국인 타자들의 폭발력은 시즌 초반임을 감안해도 기대 이상이다. 개막전에서 칸투(두산)와 스캇(SK)이 홈런포를 가동했고 이틀째 경기(30일)에서는 나바로(삼성), 필(KIA), 벨(LG) 등이 홈런을 기록했다. 피에(한화)는 홈런은 없었지만 롯데전에서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고 결승타점도 올렸다.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개막 2연전에 나선 6명의 외국인 선발투수 중 무려 5명이 승리를 챙겼다. 30일 선발등판한 SK의 홀이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6이닝 2실점으로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KIA의 어센시오는 29일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세이브를 챙겼다.
한편 개막 2연전에는 많은 관중이 몰리며 야구 열기를 반영했다. 서울 라이벌 두산과 LG 간의 잠실 2연전에는 5만2000명의 관중이 입장해 이틀 연속 만원이었다. 대구구장과 인천문학구장 역시 개막전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이틀째에는 만원 관중에는 못 미쳤지만 90%에 달하는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사직구장은 개막전이 우천으로 연기돼 아쉬움이 컸지만 이틀째 2만2530명(만원시 2만7500명)의 많은 관중이 들어찼다. 7경기를 치른 현재 관중 수는 총 14만4972명이다.
개막 2연전의 깜짝 스타는 LG의 고졸 좌완 신인 임지섭이었다. 30일 선발 등판한 입지섭은 5이닝 3피안타, 4볼넷으로 적지 않은 주자를 내보냈지만 1실점만 내주며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전 강상수 투수코치는 “즉흥적 결정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는 한편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한 선수로 보완할 점은 있지만 구위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며 임지섭의 선발 기용 배경을 설명했다. 고졸 신인이 데뷔전에서 승리한 것은 프로야구 역사상 그가 네 번째로 가장 최근의 기록은 2006년 당시 한화에서 뛰던 류현진(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었다.
지난해 최하위 한화의 개막전 승리도 눈여겨볼 만하다. 29일 개막전이 우천으로 연기된 후 30일 열린 첫 경기에서 한화는 피에의 2타점 적시타와 고동진의 솔로홈런 등을 묶어 롯데에 4-2로 승리했다. 5년 만의 개막전 승리였고 롯데와는 지난 3년간 개막전에서 연패를 당했던 바 있다. 자유계약선수(FA)로 합류한 이용규는 5타수 2안타 1득점으로 1번타자 역할을 확실하게 했다. 또 다른 고액 FA 선수 정근우는 3타수 무안타였지만 볼넷을 두 개나 골라내는 끈질긴 모습을 보였고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