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간과하고 있었던 사실이 있다. 바로 우리 영토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 과연 우리 바다에서 나오는 해조류들을 우리가 100% 활용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미역, 다시마, 김 등은 음식으로서만 가치가 뛰어난 게 아니다.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해 건강기능 식품이나 의약품의 원료로 재탄생될 잠재력이 있다. 미역과 다시마에서는 암세포를 자살시키는 것으로 유명한 생리활성 물질 후코이단을 추출할 수 있다. 김에서는 콜레스테롤을 조절해주고 간 기능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포피란이 나온다. 강력한 항산화작용과 항암작용, 지방 분해작용 등으로 관심을 받는 후코산틴 역시 미역에서 추출할 수 있다.
일이 번거롭고 인건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후코이단의 주원료가 되는 미역귀는 대부분 바다에 버려졌다.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한 다시마의 가근(假根) 역시 그대로 수장되는 경우가 많았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해조류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미역귀로 만든 후코이단은 모즈쿠라는 해조를 사용한 일본 후코이단에 비해 황산기 함량이 두 배나 많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눈앞에 있는 보물을 쓰지도 못하면서 가진 게 없다고 한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우리가 가진 것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고, 그것을 활용해 부가가치 높은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려는 노력이 더 필요할 것 같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 대한민국은 이미 자원부국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