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지는 종이 배터리
지난 9월 30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울산과학기술대와 함께 나무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로 제조한 나노종이 분리막과 전극을 이용해 종이처럼 휘어지는 배터리(플렉시블 종이 리튬이온 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나노종이는 종이의 원료인 셀룰로오스 입자를 나노 크기로 분쇄해 만든 새로운 형태의 유연한 종이다. 분리막은 리튬이온전지의 음극과 양극을 나누는 얇은 막이다.
휘어지는 종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다양한 기기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둥글게 말 수 있는 롤업(Roll-up) 디스플레이나 옷처럼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에 유용하게 탑재할 수 있다.
윤영균 산림과학원 원장은 "기존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분리막을 나무에서 추출한 나노종이 분리막으로 대체해 전극 간 계면이 매우 안정적"이라며 "특히 외부 압력에 의한 형태 변형에서도 전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휘어지는 종이 배터리에 대해 설명했다. 또 "휘어지는 종이 배터리는 다양한 전기화학 소자로 활용이 가능해 상용화 기대가 높다"며 "2~3년 안에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함께 연구를 진행한 이상영 울산과기대 교수는 "전지의 형태 변형으로 생기는 전지 발화·폭발 등의 위험을 막을 수 있다"며 "별도의 바인더(전극에 들어가는 접착제)가 필요하지 않아 이온전도도와 전자전도도가 우수하다"고 휘어지는 종이 배터리에 대해 강조했다.
이번 휘어지는 종이 배터리 연구는 나노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 인터넷판에 지난 16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