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통신비 인하 공약 이행 시점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동통신 3사의 올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에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방안이 구체화돼 악재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의 2분기 합계 영업이익은 1조2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보다 1.8% 감소한 3999억 원, KT는 6.5% 줄어든 3993억 원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만 2분기 영업이익이 20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영업이익뿐 아니라 매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해보다 각각 0.9%, 0.4% 늘어나는 데 그쳐 매출 정체 현상이 예상됐다. 다만 LTE 가입자 위주인 LG유플러스는 가입자당 매출(ARPU)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매출도 4.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실적 악화는 마케팅비가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갤럭시S8 시리즈와 LG전자 G6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가 이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단말기 출시로 판매량이 늘면서 마케팅 비용이 전분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3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당장 오는 9월부터 25% 선택약정 할인 제도가 도입되고 2만 원대 보편요금제 시행 논의가 구체화되면 하반기 실적도 추가 악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선택약정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인상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통신비 인하 방안을 최종 내놨다. 이통사들은 25% 선택약정 할인 제도가 적용되면 연간 3200억 원, 가입자 비율이 50%로 늘어나면 1조 7000억 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추산했다. 그동안 이통사들은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을 정부가 강제할 수 없고, 또 선택약정 할인율 적용 방식을 소급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정부의 공식 요청이 올 경우 이에 맞춰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미래부는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과 관련한 적용 기준을 구체화한 뒤 조만간 공식 문서를 이통사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유영민 미래부 장관은 25일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CEO)를 시작으로 26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27일 황창규 KT 회장을 잇따라 만나 관련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