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2조2000억 프로젝트 싱가포르와 수주 경쟁

입력 2018-07-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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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또 다시 한국과 싱가포르 업체가 최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플랜트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가 사실상 조선업의 부활의 열쇠로 여겨지는 만큼, 이번 수주전에 우리 조선업계 전체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9일 대우조선해양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석유회사 셰브런이 발주한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SO) ‘로즈뱅크 프로젝트’가 조만간 최종 사업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 북해 셔틀랜드 군도에서 175㎞ 떨어진 해상에서 유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수주 규모만 약 20억 달러, 우리 돈 약 2조2000억 원에 달한다.

최종 사업자 선정에서 현재 한국의 대우조선해양과 싱가포르 ‘셈코프 마린’이 경쟁 중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역시 이번 수주전에 뛰어들었지만 중도 탈락했다. 싱가포르는 최근 몇 년 사이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강력한 라이벌 국가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조선 빅3도 싱가포르 기업과의 수주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만일 이번에도 싱가포르에게 일감을 빼앗기면 사실상 플랜트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고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싱가포르의 셈코프 마린은 우리 조선업계에 여러 차례 ‘쓴잔’을 마시게 한 장본인이다. 작년에는 노르웨이 석유회사 스타토일이 발주한 ‘요한 카스트버그(Johan Castberg) 해양플랜트 입찰에서 국내 조선 3사를 제쳤다. 로열더치셸이 발주한 멕시코만 ‘비토(vito) 프로젝트’의 부유식설비(FPU) 물량 역시 셈코프 마린이 오랜 거래와 신뢰를 앞세웠던 삼성중공업을 누르며 막판 수주에 성공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런 결과가 반복되면서 싱가포르가 해양플랜트 시장의 주도권을 쥐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010년대 들어서 대형 플랜트 수수전은 기술력이 뛰어난 국내 조선 3사끼리의 경쟁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조선기술에 근접한 싱가포르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 속속 수주 성공을 반복하고 있다. 이 상황이 반복되면 다른 국내 조선사의 수주전에도 적지 않은 여파가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은 극심한 해양플랜트 가뭄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2014년 이후 해양플랜트 일감을 한 건도 따내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이 여파로 8월부터 일감이 바닥난 해양공장의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할 처지다. 그나마 삼성중공업 정도가 2014년 5척(약 32억 달러), 2015년 3척(약 14억 달러), 지난해 2척(약 38억 달러) 등의 수주를 이어오는 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가 해양플랜트 기술에서 뚜렷하게 앞서 있지만 관건은 생산원가에 달려 있다”며 “싱가포르 업체는 중국 업체와 맞먹는 가격경쟁력과 한국 조선기술에 근접한 생산능력과 기술을 앞세워 최근 플랜트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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