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공격에 대응해 경영권 방어를 준비하고 있다. KCGI가 경영권 장악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한진그룹은 삼성증권을 비롯해 여러 금융투자회사들에 자문을 요청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21일 “(경영권 방어를 위해)몇 군데 자문사 후보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이 여러 사모펀드(PEF)에 한진칼 주식을 매입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한진그룹이 최근 행동주의 사모펀드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I)의 공격에 대응해 경영권 방어책을 찾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 15일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 9%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사모펀드 KCGI의 자회사로 KCGI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CGI는 지배구조가 취약하거나 문제가 있는 회사의 지분을 사들여 경영에 참여하는 ‘주주행동주의’를 지향하는 사모펀드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모회사 격인 회사다. 지분 보유를 통해 KCGI는 조양호 회장 일가에 이어 한진칼 2대 주주에 오르게 됐다.
KCGI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한진칼 경영권을 위협하기보다는 주요 주주로서 경영활동에 관한 ‘감시’ 및 ‘견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KCGI는 한진칼 지분 보유 목적에 대해 “세부 계획은 없지만 장래에 회사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임원 선임ㆍ해임 또는 직무 정지, 이사회 등 회사 기관과 관련된 정관 변경 등 관련 행위를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혀 향후 경영 참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