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동 부진vs중국·동남아·일본·EU 개선..중동 건설붐 실종..동남아 베트남이 견인
지난해 대 미국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50억달러선을 밑돌며 4년째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규모가 줄어든 것은 반길만한 일은 아니나, 최근 미국이 환율보고서를 통해 관찰대상국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겠다.
중동지역도 건설붐 실종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중국은 반도체 등 수출증가와 사드보복조치 해소에 따른 유커(중국관광객) 증가로 흑자규모가 늘었다. 베트남에 삼성전자 등 반도체공장이 진출하면서 동남아지역 흑자도 증가했다.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전년 163억4000만달러에서 133억7000만달러로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상품수지 흑자폭이 같은기간 385억8000만달러에서 360억2000만달러로 축소된 영향이 크다. 실제 운송 및 여행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수지가 개선된 반면, 원유, 가스를 중심으로 한 원자재와 소비재 등 수입이 632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줄었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대중국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전년 401억1000만달러에서 491억300만달러로 늘었다.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한 상품수출이 1415억2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데다, 여행수지도 개선됐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수는 479만명으로 전년(417만명) 대비 14.9% 늘었다.
중동지역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전년 435억4000만달러에서 620억8000만달러로 확대됐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유 등 에너지류 수입이 증가하면서 상품수지 적자규모가 크게 확대된데다, 건설붐 실종으로 서비스수지 흑자폭이 8억2000만달러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는 2004년 7억8000만달러 이후 최저치며, 중동붐이 한창이었던 2012년 73억9000만달러 흑자 이후 하락추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밖에도 일본과 EU의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각각 242억9000만달러와 107억8000만달러로 전년대비 축소됐다.
양호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미국의 경우 작년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138억5000만달러로 200억달러 안쪽으로 줄었다.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4.6%여서 관찰대상국에 포함돼 있지만 부담은 줄어든 상황”이라며 “중국은 사드보복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며, 중동은 유가상승으로 상품수지 적자폭이 큰데다 정정불안 등으로 해외건설도 타격을 받는 모습”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