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한 유한양행이 기술이전을 통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현금흐름마저 2014년 이후 가장 부진한 가운데, 회사의 내년 반등을 두고 이목이 쏠리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손실액은 54억1539만 원으로, 그동안 이어오던 무적자 기록도 멈췄다. 매출액은 3593억9862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5%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56억9045만 원을 기록,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실적 부진 속에 현금흐름도 악화했다. 2분기 회사의 순현금흐름은 -526억 원이다. 개별 분기로 보면 2014년 2분기(-1092억 원)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다. 상반기 누적으로 봐도 5년 만에 가장 큰 마이너스 폭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줄고 유동성 장기부채와 리스부채 등 대규모 상환이 이뤄진 영향이 컸다.
다만 유동부채가 줄면서 재무지표는 전년 대비 향상됐다. 회사의 상반기 유동비율은 394.56%로 전년 말 대비 77%포인트 늘었다. 부채비율은 그동안 30%대를 유지하며 낮은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20%대로 더 떨어졌다.
그럼에도 실적 부진 우려로 주가는 탄력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유한양행 주가는 2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상반기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7월 들어 제약바이오 리스크와 맞물려 급격하게 떨어졌다. 현재는 8월 신저가를 기점으로 서서히 반등하는 수준이다.
업계는 유한양행이 근래 체결한 3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내년 반등의 키포인트로 보고 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해 말 얀센을 상대로 1조4000억 원 규모의 ‘레이저티닙’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올 들어 길러어드와 베링거인겔하임에 각각 1조 원 규모의 ‘NASH’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당장은 가시적인 효과를 보지 못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지만 내년은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불과 8개월 만에 다국적 제약사 대상으로 3건의 대규모 딜을 체결한 만큼 유한양행의 기술력은 상당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가는 국내 제약바이오 지수가 급락하고 올해 기술이전을 체결한 후보물질이 아직 개발 초기 단계였기 때문에 거의 오르지 못했다”며 “하지만 최근 업종 악재는 상당 부분 지나갔고 내년이 되면 여태 반영되지 않았던 기술이전의 가치가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이전 계약으로 인해 내년에는 대규모 마일스톤이 유입돼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라며 “분기 실적은 본업 회복 및 계약금 인식으로 3분기부터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