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광선 아주IB투자 벤처투자부문장 인터뷰
“연말 계획하고 있는 사모펀드(PEF)와 내년 상반기 조성할 예정인 벤처펀드를 더하면 운용자산(AUM) 규모가 2조 원 수준이 될 것이다. 해외투자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
13일 서울 역삼동 아주빌딩 내 본사에서 만난 양광선 아주IB투자 벤처투자부문장(전무)과의 인터뷰는 이렇게 요약된다. 공학박사 출신인 그는 에너지 넘치는 발성으로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비전을 얘기했다.
양 전무는 “연말까지 ‘아주 좋은 PEF 2호’의 최소 결성액 1700억 원 이상을 달성할 경우 AUM 규모는 약 1조8000억 원이 예상된다”며 “내년 상반기 10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신규 조성하고 프로젝트펀드 등을 더하면 2조 원에 근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와 해외 투자 비중은 현재 75%대 25% 수준”이라며 “내년에는 해외 투자 비중이 30%를 무난히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해외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5년 내 국내 투자와의 비중을 5대 5로 맞출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아주IB투자의 AUM은 7월말 기준 1조6560억 원이다. 벤처캐피탈(VC) 1조60억 원, 프라이빗에쿼티(PE) 6500억 원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는 200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4개 펀드, 2조2029억 원을 결성했다. 이 중 31개 펀드, 5469억 원을 청산한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양 전무는 “2000년 이후 청산한 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이 20%에 달한다”면서 “다양한 산업에 연간 600개 이상의 신규 딜을 발굴해 투자하고, 매해 평균 5개 이상의 기업을 상장(IPO)이나 인수합병(M&A)으로 회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설립한 미국 법인인 솔라스타벤처스를 기반으로 현지 제약바이오 및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보스턴 법인과 실리콘밸리 지점을 통해 20개 기업에 투자를 실행했고, 11개 기업을 나스닥에 상장시킨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IB투자의 포트폴리오는 소재·부품·장비와 바이오헬스케어, ICT 및 모바일서비스 분야가 균형을 맞추고 있다. 특히 양 전무가 주도하는 전통의 소부장 산업에서 강점을 보인다.
투자금 회수(엑시트)로 높은 멀티플을 기록한 종목으로는 카버코리아(9.57배), 제노포커스(11배), 더블유게임즈(10.9배) 등이 있다. 영림원소프트랩, 피엔에이치테크, 박셀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 딥노이드, 다노, 왓챠 등은 향후 엑시트를 기대하는 종목들이다.
양 전무는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박사를 따고 하이닉스 빅딜이 되기 전에 엘지반도체에 있었다”며 “그곳에서 반도체 연구개발을 하다가 1998년 기술보증기금 기술평가센터로 자리를 옮겨 2년 정도 있으면서 1000개가 넘는 기업을 보며 시야를 넓혔다”고 회상했다.
그는 “기업들을 간접지원하다 보니 직접 투자하면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2000년에 VC 업계에 왔는데 당시 상대 출신이 많았고 IT가 붐일 때라 좋은 투자 여건에서 출발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주변의 타사 지인들로부터 ‘요즘 젊은 심사역들이 콘텐츠나 서비스 산업 등 말랑말랑한 것에만 관심을 갖고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소리를 듣곤 한다”면서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에서도 나타났듯이 전통의 제조업과 소부장은 앞으로도 중점적으로 끌고나갈 분야”라고 강조했다.
아주IB투자는 VC 업계에서 ‘심사역 사관학교’로 불린다. 46년의 업력만큼 쌓여온 인프라와 전문적인 교육 체계 덕분이다.
현재 심사역은 30명으로 VC 19명, PE 6명, 해외(미국) 5명이 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10년차 이상으로 투자와 관리, 회수 사이클을 경험했다.
이처럼 오래된 베테랑이 중심인 회사는 최근 젊은 심사역들을 주축으로 한 초기기업 투자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렸다. 신산업이 속출하며 급변하는 환경에서 보다 효율적인 투자 선별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한 방편이다.
양 전무는 “TFT 대부분이 80~90년대생인데 막내로 93년생까지 있다”며 “초기기업은 투자 의사결정을 빨리하면서 리스크를 어디까지 가져갈지 분석해서 시스템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젊은 심사역들이 회사의 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배우고 성과를 내면, 이를 바탕으로 회사가 성장하는 선순환의 기업문화가 향후 10~20년을 이끌고 나갈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