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게 섰거라" 국산 수제맥주, 편의점 '라이징스타'

입력 2020-01-27 13:29수정 2020-01-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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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법 개정에 가격경쟁력 확보…세븐일레븐, 내달부터 수제맥주 5종 '4캔 1만원' 판매…GS25도 수제맥주 10종으로 확대

1인 가구 증가에 힘입어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유통 채널로 평가받는 편의점 업계가 국내 맥주 시장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부터 주세법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개정되면서 국산 맥주가 수입 맥주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 맥주업계는 꾸준히 종량세로의 세제 개편을 요구해왔다. 판매관리비 등이 출고가격에 포함되지 않는 수입 맥주의 경우 기존(종가세) 체제에서 국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금을 덜 냈다. 하지만 올해부터 주세 체계가 종량세로 바뀌면서 높은 원가로 불이익을 감수했던 국산 수제 맥주가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돼 시장에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업계는 '할인 정책'과 '제품 라인업 강화' 등으로 시장 변화 속 고지 점령을 꾀하는 양상이다.

실제 수제맥주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27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국산맥주 카테고리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5%에 그쳤으나 지난해 7.5%까지 상승했고, 올들어 26일까지 9.0%로 더 높아졌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불매운동 영향으로 전체 외국산 맥주 수요가 주춤한 상황"이라며 "이달 국내 수제맥주 6종에 대한 3캔 9000원 할인 행사가 처음으로 진행됨에 따라 고객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은 기세를 몰아 내달부터 수제맥주 5종에 대해 '4캔 1만 원' 행사를 2017년 수제맥주 도입 후 처음으로 시행한다. 그간 '4캔 1만원'에 할인행사를 해왔던 수입맥주에 가격경쟁력으로 충분히 대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또 다른 3종에 대해서도 '3캔 9000원' 행사를 진행한다.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한 고객이 수제맥주를 고르고 있다. (세븐일레븐)

할인에 더해 상품 라인업도 강화한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말 수제맥주 3종(△문베어백두산IPA △문베어금강산IPA △제주슬라이스)을 신규 출시할 예정이다.

또, 세븐일레븐은 편의점에서 수요가 높은 500㎖캔 상품 위주로 상반기 내 수제 맥주 제품을 15여 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상품 구색과 매출 추이에 따라 진열 위치도 메인 존으로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오민국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장은 “주세법 변경에 따라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제맥주의 영역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편의점 시장에서도 수제맥주가 차별화 상품으로서 가치가 높은 만큼 맥주 매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GS25도 상품 라인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네번째 랜드마크 시리즈 수제 맥주인 '성산일출봉'을 지난 8일부터 판매하고 있는 것. GS25는 한국 랜드마크와 수제맥주를 연계해 2018년부터 차례로 △광화문 △제주백록담 △경복궁을 출시한 바 있다.

성산일출봉은 독일 맥주의 순수령 기준(밀, 옥수수 등이 포함되지 않고 보리만 사용)에 부합하게 만들어진 골든에일로 알코올 도수는 5.1%이다. 골든에일은 프리미엄 홉만을 사용해 강한 풍미와 향을 자랑하며 에일 애호가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 명품 수제 맥주 양조장인 제주브루어리에서 만들어지며 제주도의 맑은 물과 자체 배양한 효모가 사용됐다.

GS25는 신년 해돋이 장소로 유명한 일출봉에서 바라본 황금빛 물결을 골든에일에 부합하게 형상화해 맥주캔에 디자인했다. 제품 가격은 4500원이며, GS25는 내달부터 '3캔 9900원' 판매 행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GS25는 향후 수제맥주의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찾는 고객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수제맥주 4캔 1만 원’ 행사도 검토하고 있다.

GS25는 혼맥족(혼자 집에서 맥주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맥주 한 잔을 마셔도 프리미엄급으로 즐기려는 트렌드가 확산되는 데다 일본 맥주를 즐기던 소비자들 중 일부가 국산 수제 맥주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구종 GS리테일 맥주 담당 MD는 “GS25의 수제 맥주가 지난해 품질을 인정 받아 국제 주류 품평회에서 연이어 메달을 수상하는 등의 경사를 맞았다”며 “GS25 랜드마크 수제 맥주를 10종까지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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