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들의 투자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전통 투자처인 주식에서 벗어나 부동산과 환경, 인공지능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한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코스피시장에서 기관은 홀로 4조1157억 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조5012억 원, 1조4389억 원을 사들였다.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 이란 이슈 등으로 변동장세가 이어지면서 기관은 주식이 아닌 채권이나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처 발굴에 한창인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저금리와 저성장, 시장 변동성 확대로 전통적 자산군 중심의 자산배분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다”며 “특히 국내 기관투자자는 수익률 측면에서 상당히 고전했는데 이에 대체투자를 확대하고 자산군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주요 기관들은 대체 투자처로 부동산과 인프라에 집중하고 있다. 2018년 기준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중 부동산과 인프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66%에 달했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도 60%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기관투자자들은 천연자원, VC(벤처케피탈) 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튜어드십 코드와 행동주의 펀드로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기관의 환경과 지배구조, 인권 등을 고려한 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 교직원공제회, 지방행정공제회 등 다수의 연기금들은 풍력이나 태양광 등 친환경 발전 사업에는 투자를 확대했다. 반면 해당 이슈에 문제가 있는 기업은 투자를 배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자들은 자산의 투자 사이클이 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장기 투자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트렌드는 4차산업혁명으로 환경과 인권, 지배구조 등에 문제가 있는 기업이나 산업에 투자하지 않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기술발달과 4차 산업혁명 등의 영향으로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후정 연구원은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유망 분야를 중심으로 벤처캐피탈 투자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며 “물류와 IT(정보통신)ㆍ바이오ㆍ블록체인ㆍAI(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