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일 수출, 133억 달러로 21.9%↑…일평균 수출액은 2.5% 줄어
3월 1~10일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지만 ‘모래성’처럼 불안한 모양새다. 수출 경쟁력 강화에 따른 증가세라기보다 수출 환경 변화에 따른 플러스이기 때문이다.
11일 관세청은 이달 1~10일 수출이 13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24억 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22.0%), 석유제품(30.6%), 승용차(11.8%), 무선통신기기(17.3%) 등이 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면 선박(-63.2%), 액정디바이스(-12.9%) 등은 부진했다.
국가별로는 유럽연합(EU)이 0.4%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중국(14.8%), 미국(45.4%), 베트남(27.2%), 일본(22.7%), 중동(51.0%) 등 주요 국가 대부분이 증가했다.
수출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조업일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1.5일 늘어난 데에 따른 기저효과(기준 시점과 비교 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나타나는 현상) 영향이다. 올해 조업일수는 7.5일, 지난해는 삼일절(휴일) 등으로 6일에 불과했다.
실제로 이달 10일까지의 일평균 수출은 17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억2000만 달러보다 2.5% 줄었다.
지난달 15개월 만에 수출 반등에 성공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2월 수출 플러스 전환 역시 지난해 2월 4~6일 설 연휴로 올해 조업일수가 전년 대비 는 영향이 컸다. 2월 한 달 전체 수출은 4.5% 증가했지만, 일평균 수출은 11.7% 감소했다.
이와 함께 한국 수출 최대 품목인 반도체의 약진도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22.0%라는 큰 폭의 상승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경기가 흔들리는 것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라는 평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 단계에 접어드는 모습을 보이자 해외 기업이 안정적 재고 확보를 위해 반도체·휴대폰 부품 등 주문량을 확대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해외 완성품 제조사가 D램 단가 상승에 대비해 물량을 미리 비축한 것이라면 최근의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반갑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적 수요 감소가 반도체 수출 물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3~4월 실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