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측 "도움 요청 자체가 거짓"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만나 명예회장을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 반도건설이 "조원태 회장과의 격려성 만남을 악의적으로 음해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권홍사 회장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사모펀드 KCGI와 함께 이른바 '3자 주주연합'을 구성하고 이사의 자격을 강화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제안하는 등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16일 반도건설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이뤄진 한진칼 투자는 단순투자 목적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조원태 회장을 만난 시기의 지분율은 2~3%에 불과했기 때문에 명예회장 요청 등 경영 참여 요구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 일간지는 권 회장이 지난해 8월, 12월 두 차례에 걸쳐 한진그룹 대주주와 만나 본인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선임하고, 반도건설 측이 요구하는 한진칼 등기임원과 공동감사 선임, 한진그룹 소유의 국내외 주요 부동산 개발 등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반도건설은 "권 회장은 지난해 고(故)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타개 이후 조 회장이 도움을 요청해 만난 것"이라며 "부친의 갑작스런 타개로 시름에 빠져있는 조 회장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차원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만난 자리에서 도와달라는 여러 가지 제안을 먼저 했다"며 "이에 대한 권 회장의 대답을 몰래 녹음하고 악의적으로 편집해 언론 기사에 악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측은 "권 회장의 요청으로 지난해 12월 10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임패리얼팰리스 호텔에서 만남의 자리를 갖게 됐다"며 도와달라고 만남을 요청했다는 주장 자체가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당초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에서 '단순 투자'로 명기했다가 올해 1월10일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로 바꿔 공시했던 반도건설의 권 회장이 그 전 부터 경영 참여를 요구했다면 이는 명백한 허위 공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한진그룹 측은 금융감독원에 반도건설의 허위 공시 등에 대한 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한편, 3자 연합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6.49%), KCGI(17.84%), 반도건설 계열사들(13.30%)을 더해 37.63%의 지분을 확보 중이다. 여기에 KCGI가 지난주 0.5%가량의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집한 데 이어 반도건설도 0.7%가량을 추가 매집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