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6억 달러 전년비 9.9%↓…일평균 18억달러대 '회복 불씨'
최악 2분기에 비해 개선세 지속…2분기 성장률 금융위기 후 최저
한국 수출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한 자릿수 감소율을 지키며 일단은 한숨 돌린 분위기다. 일평균 수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18억 달러대로 진입하는 등 회복의 불씨는 살렸다는 평가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재확산이다. 8월 중순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코로나19 확진자 탓에 수출 개선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다. 수출이 최악의 터널을 지나던 2분기(4~6월) 한국 경제 성장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 수출, 6개월 연속 마이너스 기록했지만 개선세는 지속 =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액이 396억6000만 달러를 기록, 작년 같은 달보다 9.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월별 수출은 2월 3.5% 증가에서 3월 1.6% 감소로 돌아선 뒤 4월 -25.5%, 5월 -23.6%, 6월 -10.9%, 7월 -7.1%를 기록한 이후 8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다. 다만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한 자릿수 감소 폭을 유지했다. 특히 지난달의 경우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1.5일이 부족한 점을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18억 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수출 성적에 반영된 4월 이후 최대치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지속하고 있고, 조업일수가 부족한데도 8월 수출이 한 자릿수대 감소를 유지한 것은 의미가 있다"며 "우리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미국, EU 등 3대 시장으로 수출이 모두 회복세를 보인 점도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코로나19 충격' 2분기 성장률 -3.2%…금융위기 이후 최저 =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은 전분기 대비 -3.2%로 집계됐다.
1분기(-1.3%)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일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6개월 내 가장 낮은 분기 성장률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이 그대로 반영된 2분기 수출은 자동차와 휴대전화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16.1% 급감했다. 이는 1963년 4분기(-24%) 이후 56년 6개월 내 최악의 수출 성적표다.
이에 따라 순수출의 경제 성장 기여도가 -4.1%포인트로 떨어졌다. 수출 부진이 2분기 성장률을 4.1%P 끌어내린 셈이다.
◇ 7·8월 수출은 일단 선방…코로나 재확산이 변수 = 7, 8월 수출은 일단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고꾸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정부 역시 연내 수출 반등 가능성과 시점에 대해선 쉽게 전망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미·중 무역분쟁 등 위기 요인과 저유가 기조가 여전한 상황에서 뚜렷한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못 박았다.
그는 "정부가 (수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겠지만, 전반적인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가 되면 소비 위축이 될 것은 확실하고 봉쇄 자체가 일종의 미래의 불확실성을 예시하기 때문에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