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공급 2.6% 늘었지만 국산은 2.3% 줄어…국산 소비재는 통계 작성 이후 첫 감소
국내 시장에서 ‘국산’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과 소비자들이 ‘수입’을 더 선호한다기보단 기존에 국산으로 집계되던 재화가 공장 해외 이전 등으로 수입으로 전환돼서다.
통계청은 8일 발표한 ‘2020년 연간 제조업 국내공급 동향’에서 지난해 제조업 국내공급이 전년보다 0.9% 감소했다고 밝혔다. 수입은 전자제품,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2.6% 늘었으나, 국산은 전자제품, 1차 금속 등을 중심으로 2.3% 줄었다. 국산은 2018년부터 3년 연속 감소세, 수입은 2017년부터 4년 연속 증가세다.
재화 종류별로 최종재는 2.8% 늘었다. 최종재 중 기계장비 등 자본재는 수입이 15.8% 급등했다. 개인·가계에서 구매·사용되는 소비재는 수입이 늘었으나 국산은 줄었다. 국산 소비재 공급이 감소한 건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소재·부품 등 중간재는 국산과 수입이 모두 줄었는데, 국산에서 감소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공급에서 국산 부진의 배경 중 하나는 국내 공장들의 해외이전이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한국 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돌림으로 인해 발생하는 마이너스 효과가 있다”며 “예전에는 국내 기업들이 최종재를 만들어 수출해도 거기에 들어가는 중간재가 국내에서 소비돼 국내 공급으로 잡혔는데,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면 중간재 공급이 빠지고 해당 기업에서 만드는 최종재가 국내에서 소비됐을 때 수입으로 집계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 증가세와 국산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수입 점유비는 27.3%로 전년보다 1.0%포인트(P) 상승했다. 재화 종류별로는 최종재 중 자본재(34.2%, 2.8%P↑) 상승이 두드러졌다. 업종별로는 전자제품과 전자제품, 기계장비, 석유정제 등의 수입 점유비가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전자제품의 수입 점유비는 1년 새 3.9%P 확대됐다.
한편,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5.2% 감소했다가(이하 전년 동기 대비) 3분기 증가로 전환됐다. 제조업 출하도 내수는 감소 폭이 2분기 7.9%까지 확대됐다가 4분기 0.6%로 축소됐고, 수출은 4분기 반등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