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폭탄 운운하지만, 아직은 사람들이 시장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가나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요. 2~3주 정도 지나야 다주택자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낼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서울 강남구 R공인 관계자)
정부의 주택 공시가격 발표 이후 첫 주말을 맞은 20일 서울 부동산 중개업소들에서는 매도 희망 물량이 쏟아지는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서울 강남구 R공인 관계자는 "1주택자의 경우엔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가 다소 늘어도 집값 자체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세금 부담)을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당장 급매물이 쏟아지거나 하는 모습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6월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세율이 올라가는 만큼 조만간 매물이 늘어나진 않을까 싶다"라며 "실제로 당장 매물은 내놓고 있지 않지만 문의 전화가 계속 온다. 어느 정도 시세로 내놓으면 좋을지에 대한 문의도 더러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의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 발표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은 19.08%다. 서울은 19.91% 상승했다.
서울에서 아파트 공시가격이 가장 높게 오른 곳은 노원구(34.66%)다. 이어 성북구(28.01%), 강동구(27.25%), 동대문구(26.81%), 도봉구(26.19%), 성동구(25.27%) 순이었다. 반면 서울에서 가장 공시가가 낮게 오른 곳은 서초구(13.53%)였으며, 종로구(13.60%), 강남구(13.96%), 용산구(15.24%), 은평구(17.85%), 강서구(18.11%), 송파구(19.22%)는 서울 평균을 밑돌았다.
이처럼 노원구 집값이 서울에서 가장 높게 오른 가운데 매물도 늘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21일 노원구 아파트 매물은 3378건으로, 공동주택 공시가격안 발표일인 15일(3271건)보다 107건 많아졌다.
다만 노원구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당장 급매물이 줄줄이 나오기보다는 최근 시세를 두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보기가 이어지는 것 같다"며 "서울 집값이 고공행진을 보이다 보니 조금이라도 더 싸게 매입하려는 매수자와 조금이라도 더 챙기려는 매도자 간 간극 차에 매물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은 매매 건수도 주춤한 모습이다. 아실에 따르면 21일 현재 용산구 아파트 매물은 1055건으로, 15일(1047건)보다 8건 느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마포구는 1587건에서 1605건으로 18건 늘었고, 성동구는 1608건에서 1654건으로 46건 늘었다.
용산구 T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보유세 폭탄으로 매물이 급증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많이 나오는데 막상 시장에선 체감하기 어려운 것 같다"면서도 "당장 다주택자들이 내놓는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폭풍 전 고요'처럼 조만간 한순간 매물이 쏟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