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서 대형 화재…3000개 이상 대피소 전소·최소 5명 사망

입력 2021-03-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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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밀도 높고 밀폐된 지역이어서 화재 빈번”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의 로힝야족 난민촌에서 22일 대형 화재가 발생해 대피소들을 태우면서 짙은 연기를 내뿜고 있다. 콕스바자르/로이터연합뉴스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에 있는 로힝야족 난민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3000개 이상의 대피소가 전소하고 최소 5명이 사망했다고 23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난민 캠프 책임자는 CNN에 “불길이 난민촌 전체로 번지면서 최소 3000곳 대피소가 파괴됐다”며 “정확한 사망자 수는 모르지만, 아이를 포함해 적어도 5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의 안토니우 비토리노 대표는 “전날 콕스바자르에서 일어난 끔찍한 화재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수만 명 로힝야 난민이 피해를 봤다. 우리와 파트너들이 재난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재를 목격한 한 세이브더칠드런 자원봉사자는 “불이 너무 빨리 번져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도 전에 가옥이 탔다”며 “사람들이 여기저기 비명을 지르고 뛰어다녔다. 아이들도 흩어져 가족을 찾으면서 울었다. 내가 최근 목격한 가장 끔찍한 사건”이라고 증언했다.

방글라데시 세이브더칠드런의 온노 반 마넨 국장은 “전날 화재는 올해 난민촌을 괴롭힌 여러 번의 화재 중에서도 가장 컸다”며 “불과 며칠 전 우리는 화재로 의료시설 중 하나를 잃었다. 이곳은 인구 밀도가 높고 밀폐된 지역이어서 화재 위험이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유엔 난민기구(UNHCR)와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콕스바자르에 거주하는 로힝야 난민은 80만~90만 명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대부분 난민은 이웃 미얀마의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왔다.

미얀마군은 2016~17년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살인과 방화 등 잔혹한 인종청소를 실시했다. 미얀마는 2019년 제노사이드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됐다. 유엔은 “미얀마 군대가 심각한 인권 침해를 자행했다”며 “이들은 다른 미얀마 소수민족도 계속 탄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얀마는 제노사이드 혐의를 부인하면서 군부의 작전은 합법적인 대테러 조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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