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품귀에 애타는 테슬라, 삼성·TSMC에 선구매 제안…파운드리 인수도 고심

입력 2021-05-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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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가격에 자사 전용 배터리 생산 요청
TSMC는 과거 부정적 태도 보여
파운드리 인수도 거론되지만 비현실적이라는 의견

▲중국 상하이 삼성전자 매장에서 5일 한 고객이 휴대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 상하이/EPA연합뉴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반도체 품귀 현상에 애가 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에 돈을 먼저 주겠다며 선구매를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반도체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선구매라는 비정상적인 수단을 취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대만에서 생산되는 최신 칩을 주로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러 자동차업체는 공장 문을 닫아야 했다. 그 여파로 지난해 매출에도 타격을 입었다. 올해 일부 공장이 가동을 재개했지만, 피치는 올해 업계 전체 매출의 5%에 달하는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일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업체)와 자동차업체 사이에서 고정된 가격에 전용 칩 생산을 거래하는 경우가 조금씩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무라증권의 CW 청 애널리스트는 “현재 반도체 부족 상황을 고려할 때 삼성은 수명 주기가 긴 칩을 활용하는 테슬라 같은 기업에 전용 부품을 제공할 수도 있다”며 양사 간 거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FT는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 말을 인용해 회사가 일부 생산라인을 테슬라에 제공해왔고 이와 관련해 추가 논의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인근 그륀하이데의 테슬라 기가팩토리 건설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그륀하이데/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 역시 테슬라의 거래 고려 대상이다. 다만 TSMC는 그동안 별도로 물량을 빼달라는 고객사들의 요청을 거부해 온 터라 가능성이 크진 않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TSMC가 이렇게 한 것은 퀄컴이 자주 주문을 변경해 위험에 대처하는 차원에서 2014년 실시했던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한 관계자는 “TSMC는 특정 기업과의 이런 거래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며 “소규모 파운드리나 자동차 업체들과의 협업이 테슬라에는 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파운드리 인수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급망 컨설팅 업체인 세라프컨설팅의 앰브로스 콘로이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가 처음에는 부품 을 사들이겠지만, 파운드리 인수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인수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테슬라와 같은 자동차 제조업체에는 너무 먼일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FT는 “최첨단 파운드리 시설에는 최대 2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공장을 운영하는 복잡한 프로세스는 기업이 숙달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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